LG이노텍이 새해부터 중국 지리자동차에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티어(Tier)1 부품 업체를 거치지 않고, 완성차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어서 주목됐다. 공급 물량은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이 모바일에 이어 차량용 전장 부품 시장에서 ‘홀로서기’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에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기능을 구현하는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로 하고 양산 준비에 착수했다.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 2016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AVM은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일종으로 차량 전후방 및 좌우 측면에 네 개의 카메라 모듈을 장착해 차량 주변을 위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주행은 물론이고 주차 시 차량 주변 상황을 운전자가 한눈에 볼 수 있어 완성차에 탑재가 확대되고 있다.
LG이노텍은 HD급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카메라 모듈과 영상 신호 처리 시스템을 통합해 공급한다. 특히 지리자동차는 LG이노텍이 모바일 시장에서 축적한 HD급 화질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볼보자동차 모기업이기도 해 이번 LG이노텍과 카메라 모듈 공급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그룹차원의 볼보 공급가능성도 점쳐진다. 우선 지리자동차는 2016년 출시 차량부터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을 탑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탑재 모델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LG이노텍이 직접 완성차와 공급 계약을 맺음으로써 다른 해외 완성차 브랜드와도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완성차 업체와 직접 카메라 모듈 공급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향후 공급 확대 여부에 따라 수주 물량은 수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는 “완성차 및 티어1 업체와의 협력 및 계약 사항은 사업 특성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