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연말을 맞아 운영 중인 ‘당신의 한 해’ 서비스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용자에게 사과했다.
유명한 웹 디자인 컨설턴트인 에릭 마이어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자신의 블로그(www.meyerweb.com)에 ‘의도되지 않은 알고리즘적 잔인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마이어는 “오늘 오후에 내가 비통함을 찾아 나선 것은 아니지만 비통함이 나를 찾아냈다”며 페이스북이 자동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게시물 초안에 자기 딸 레베카의 사진이 표시되고 ‘당신의 한 해’라는 제목이 나왔다고 전했다.
마이어의 딸은 뇌종양으로 투병하다가 지난 6월 사고로 사망했다.
페이스북의 ‘당신의 한 해’ 서비스는 자동 알고리즘에 따라 ‘좋아요’를 많이 받은 사용자의 사진을 모아 보여 주며, 별도로 소감을 입력하지 않으면 표시되는 문구는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다.
마이어는 이에 대해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없다”며 “알고리즘은 특정한 결정 흐름을 본뜨는 것이지만, 일단 작동시키면 더 이상 생각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이 서비스를 설계했더라면 이런 일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미리 사진을 채워 넣어서 초안을 보여 주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27일(미국 동부시간) 이런 사연을 전하면서 페이스북의 ‘당신의 한 해’ 제품 매니저인 조너선 겔러가 마이어에게 연락해 직접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