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리바바 IPO
지난 9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그룹은 기업공개(IPO)로 22조원을 끌어들인 이후 4일(현지시각) 실적발표일 기준으로 주가총액이 2660억달러(약 287조938억원)로 치솟았다. 실적발표 직전 월마트(2451억달러)를 추월하면서 나스닥 시총 순위 11위에 올라섰고, 이제는 제조업체인 GE(2579억달러)까지 넘어섰다.
성공적 IPO는 창업주 마윈 회장을 벼락부자로 만들었다. 포브스차이나가 발표한 ‘중국 부자 순위 2014’ 조사에 따르면 마윈이 1위다. 개인 자산은 195억달러(약 20조4067억57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자산 순위 8위였던 마윈은 이번 IPO로 일약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른 셈이다.
IPO 이후에도 알리바바는 성장가도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0배 늘어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현재 모바일 매출액이 37억1900만위안(약 6586억원)에 달한다. 여전히 중국 국내 매출액이 135억5900만위안(약 2조401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글로벌 매출 비중도 IPO를 기점으로 차츰 늘어가는 추세다.
2. 아이폰6
지난 9월 전세계 판매가 개신된 아이폰6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며 연말까지 순조로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시판 초기 밴드게이트와 헤이게이트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이같은 혹평이 아이폰의 인기를 꺽진 못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애플은 4분기 67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지금까지 애플이 기록한 분기당 아이폰 판매량 최대치는 지난해 4분기 5100만대. 지난 9월 시작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월가에서는 아이폰6 시리즈 출시 후 분기 판매량이 63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보다 400만대가 더 많이 팔렸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에서 규모가 큰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수요는 비슷했다.
3. 구글-유럽연합 갈등
지난달말 유럽연합(EU) 의회가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다른 사업과 분리하라고 의결했다. EU 의회가 ‘구글의 검색엔진 서비스를 지메일이나 구글어스 등 다른 서비스와 분리·운영할 것을 요구한다’는 동의안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총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유럽 검색시장의 90% 이상을 점하는 구글이다. 2010년 역내 경쟁사들로부터 지배력 남용 혐의로 피소 당한 후 지금껏 EU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구글 등 미국 IT업체들에 안방을 내준 유럽이 드디어 행동 개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국가기관은 물론이고 이들 민간 IT기업까지 동원해 유럽 각국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문제는 미국과 EU간 정치·외교적 문제로 비화됐다.
결의안이 통과된 뒤 미 연방무역통상위원회가 즉각 무역협정 위반을 제기하는 등 새해 미국의 반격이 예상된다.
4. 우버 논란
‘우버(차량 공유)’로 대표되는 공유경제는 이용자 편익을 높이는 반면에 기존 시장질서, 법·제도와 충돌한다는 점에서 올 한 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우버 서비스가 상륙하자 당국이 불법행위로 간주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최근 우리나라 검찰이 불법영업으로 판단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우버에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동차 대여사업자가 사업용 자동차를 이용해 운송사업을 하거나 사업을 알선하면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결국 우버 영업의 불법 여부가 사법부 판단에 따라 가려질 운명이다. 미국 우버 본사 측은 한국 검찰 기소에 일단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에서는 유사한 국내 서비스가 뒤따르고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공유경제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5. 샤오미 열풍
샤오미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3세대 샤오미 스마트폰 ‘Mi3’를 공개하면서부터다.
검정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스티브 잡스와 자주 비교되는 레이쥔 샤오미 CEO는 Mi3를 치켜들며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및 애플 아이폰5S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같은 사양의 경쟁사 제품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은 지난해 중국 내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187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발판이 됐다.
샤오미는 초기에 ‘애플 짝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란 3대 핵심 포인트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점 역시 애플과 유사하다. ‘미펀(米粉)’으로 불리는 열성 팬들도 애플 마니아를 연상케한다.
하지만 샤오미의 고속성장은 타사 특허를 무단 도용한 ‘무임승차’의 결과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새해 해외시장에서 본격 제기될 이 문제에 대한 샤오미의 대응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6. 신3저
과거 1980년대 한국 경제가 3저 현상(저금리, 저달러, 저유가)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 저성장, 저물가, 엔저의 ‘신3저’는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의 걸림돌이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저유가로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신흥국이 휘청이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3저는 거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로 인해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성장 기조는 기업 매출을 감소시킨다. 저물가 역시 기업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특히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이 저물가를 자극한다. 미국에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도 경계의 대상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1000원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문제는 엔저가 궁극적으로 수출전선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7. 글로벌 핀테크 시장 성장
최근 액센츄어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결제나 P2P 금융서비스 등 전세계 핀테크 전문기업을 상대로 지난해에만 30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
실제로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는 1년 새 200% 가까이 급증했다.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31%로 전체 벤처기업에 대한 연평균 투자증가율 7%를 크게 상회한다.
최근 들어 두드러진 현상은 영국 런던이 새롭게 핀테크 스타트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현재 런던 소재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액이 사상 최초로 10억달러를 돌파, 총 10억210만달러(약 1조71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한해 투자유치 총액인 7억1900만달러 대비 약 30% 증가한 액수다. 2010년과 비교해선 3배 이상 급증한 실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세계 금융의 중심인 런던에 적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 수는 3000개사가 넘는다. 이 중 상당수가 모바일 결제 등 핀테크 기업이다.
8. 드론
새해 전세계 민수용 드론 시장 규모는 1억3000만달러로 추산된다. 올해 대비 55% 성장한 규모다. 게다가 5년 이내에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히 그동안 아마존과 DHL 등 주로 택배·배송 업체에 국한돼온 민수용 드론시장이 구글과 고프로 등 IT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현재 민수용 드론의 활용 열기가 가장 뜨거운 분야는 택배시장이다. 기존 육·해상 운송에 한계를 느껴온 DHL은 지난 9월 실제 택배물품을 드론을 통해 배송했다.
비영리단체인 리눅스재단은 인텔·퀄컴 등 회원사들과 함께 ‘드론코드 프로젝트’를 발족, 드론용 OS의 오픈소스화를 꾀하고 나섰다.
문제는 ‘안전’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착륙 중인 민간 여객기가 드론과 충돌 일보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되면서, 이에 대한 규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9. 혜성착륙선 필레
지난달 세계인들은 10년 항해 끝에 혜성 착륙에 성공한 로제타(Rosetta)호를 보면서 흥분했다.
착륙선 필레(Philae)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서 태양계 기원의 비밀을 풀어줄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수집해 지구로 보내고 있다.
착륙 다음날에는 혜성을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로제타호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필레 사진을 지구로 전송해 또 한번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혜성은 대부분 얼어있어 태양계가 탄생할 당시 원시물질을 지닌 것으로 짐작된다. 혜성 탐구로 우주 연구의 신기원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필레는 혜성과 지구의 물이 화학적 구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필레가 착륙한 장소는 바위로 둘러싸인 탓에 태양에서 빛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태양전지를 이용해 발전을 못한 탓에 필레의 전력은 점점 줄어들었다.
현재 동면에 들어가 있는 필레는 내년 봄 재가동된다.
10. 소니픽처스 해킹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달려든 격이다. 소니픽처스 해킹사태 말이다. 소니픽처스에 대한 해킹 이후 영화 ‘인터뷰’ 개봉 여부가 북미 간 사이버 전쟁 양상을 보이다, 전격 영화 개봉이 이뤄지면서 현실은 ‘스릴러 영화’같이 전개되고 있다.
당초 소니픽처스는 지난 18일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 영화를 미국 전역에 개봉하면 9·11사태와 같은 테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강력한 협박 메시지를 받았고 개봉을 예정에 앞뒀던 각국 영화관들도 개봉철회를 요구하는 등 불안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배후에 북한 정부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한 나라를 지목해 해킹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고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하루 뒤 북한은 혐의를 강력 부인, 미국에 공동조사까지 제안했다.
하지만 소니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독립극장 300여곳을 포함해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전격 배포에 들어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