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퀄컴을 상대로 라이선싱 로열티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재 반독점법 위반 여부 조사를 받고 있는 퀄컴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퀄컴에게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로부터 받고 있는 라이선싱 로열티를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로열티 산정 기준을 변경하라는 게 핵심 요구다.
퀄컴은 특허 라이선싱 로열티를 휴대폰 제조사가 판매하는 기기 당 가격으로 매기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를 전체 기기가 아닌 특정 휴대폰 부품에 로열티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산정 방식이 바뀌면 현재 기기 당 수백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라이선싱 로열티가 수십달러 기준의 산정방식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로열티 수입은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매체는 이번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중국이 1년 넘도록 진행 중인 퀄컴의 반독점 조사는 종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그 동안 퀄컴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해 왔다. 최근에는 퀄컴이 10억달러 이상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퀄컴은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중국 시장을 위해 치러야할 값이 크기 때문에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의 로열티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다른 국가로 번지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퀄컴은 라이선싱 로열티로 305억달러를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퀄컴과 중국 정부의 협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변경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퀄컴이 중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벌금을 지불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밀리 킬패트릭 퀄컴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답변하기를 거부했다. 중국 국가개발개력위원회 측도 즉답을 피했다. 한편, 폴 제이콥 퀄컴 회장은 지난달 “중국 당국과 까다로운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퀄컴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 중이다. 퀄컴이 휴대폰용 반도체 분야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다. 중국 당국이 퀄컴에 부과할 벌금은 반독점 처벌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반독점법에 따르면 혐의가 인정된 기업의 회계연도 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