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은 골퍼에게 영원한 숙제다.
드라이브와 아이언 샷을 아무리 잘해도 퍼팅 실수 몇 번에 기록이 무너져버린다. 그만큼 퍼팅은 복잡하고, 예민하고, 까다롭다. 자신의 실력은 둘째 치고 어떻게 하면 더 퍼팅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결국 좋은 퍼터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
티투핀골프(대표 장근석)는 이러한 고민에 해답을 줄 수 있는 퍼터 전문 개발기업이다. 창업한 지 불과 3년밖에 안 됐지만 퍼터의 과학화를 이끌고 있는 선두 주자다.
그 중심에는 KAIST 교수(항공우주공학과)로 30여년간 후학을 양성하다 3년 전 은퇴와 동시에 창업한 장근식 사장이 있다.
평소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학문을 통해 경제적 부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던 그는 자신의 공학적 지식을 사장시키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직접 창업에 뛰어들었다.
장근식 사장은 “예전부터 골프를 치면서 퍼팅이 잘 안 됐다”며 “창업 아이템을 찾다보니 퍼팅이 내 전문 분야인 항공우주공학과 많이 맞닿아 있어 시작하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티투핀골프의 대표 제품은 ‘노달퍼터(Nodall Putter)’다. 과학자가 만든 과학적인 골프 클럽이다.
‘노달’이라는 제품 브랜드는 과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무게절점이자 진동의 매듭점(node)이 샤프트에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티투핀’이라는 회사명 역시 ‘골프는 티박스에서 그린 홀컵 깃대까지 모두 과학(Golf is science from Tee to Pin)’이라는 회사 슬로건에서 따왔다.
퍼터는 기본적으로 퍼터헤드, 샤프트, 그립 세 요소로 구성된 비교적 단순한 제품이다. 하지만 퍼팅은 이러한 퍼터와 퍼터를 스윙하는 사람의 양팔과 양손이라는 인체공학적 변수가 보태진다.
노달퍼터는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퍼터의 스윙이 인체공학에 적합하도록 샤프트 구조를 혁신했다. 헤드의 디자인만을 고려한 기존 퍼터와 달리 샤프트 구조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스윙감이 좋고 퍼팅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결은 제품 샤프트에 설치된 두 개의 무게절점에 있다. 무게절점은 퍼터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왼손과 오른손이 위치하는 샤프트 공간을 무중력 상태로 만들고, 이 공간이 끝나는 지점 두 곳에 무게절점이 형성되도록 함으로써 골퍼의 손가락이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스윙의 품질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시계추가 움직이는 원리를 적용한 노달퍼터는 퍼터헤드의 스윙 스폿이 공에 맞도록 유도한다.
필드에서 이 제품을 사용하면 공의 굴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퍼팅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과학적인 노달퍼터는 올해 8월과 9월에 열린 한국유체공학학술대회와 미국 기계항공학술대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골프협회(USGA)와 영국 골프협회로부(R&D)로부터 인증도 받았다.
골퍼들도 제품 성능에 만족해한다.
아마추어 골퍼에서부터 골프 티칭 프로에 이르기까지 제품을 써 본 사용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입소문이 해외에까지 나 미국 유명대학 교수는 장 사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제품을 구매할 정도다.
장 사장은 “퍼터는 과학이라는 개념을 골퍼에게 심어주고 싶다”며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해 제품 판매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