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 있어 기본에 충실한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상권 전기안전공사 사장이 기본 준수에 대해 확고한 철칙을 고수하는 이유다. 지난 2월 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 사장이 줄곧 강조한 부분도 기본이다. 안전에 대한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선 그 어떤 혁신과 영역 확대도 진행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경영 지침으로 혁신·신뢰·소통에 기반을 둔 ‘본(本) 경영’을 선언한 이유기도 하다.

이 사장이 말하는 전기안전공사의 기본은 전기화재와 감전 등 안전사고를 줄이는 일이다. 전열기 사용이 많아지는 겨울이 본격화되면서 긴장의 끈을 단단히 조여 맺다. 전국 일제점검, 다중이용시설, 재래시장 등 취약시설 점검 등 매년 업무에 더해 쪽방촌과 저소득 주거시설 개선사업을 확대하는 등 전기재해를 줄이는데 역량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장 일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취임 초기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 노력과 성과에 대해 인색한 환경을 바꿔 전기안전 업무에 대해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게 시급했습니다.”
그런 그가 찾아낸 해법은 다름 아닌 소통이다. 사기 증진을 위한 방법으론 복지와 처우 개선 등이 있지만, 돈으로는 진정한 신명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각 지역본부를 돌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했던 만큼 격식은 물론이고 시간 제한과 정해진 주제도 없었다. 지금은 소통의 자리에서 직원의 연예상담을 해줄 정도로 친밀감을 형성했고 조직 전체적으로 소통을 통한 사기 증진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0월 안전혁신 TF를 발족하고 이행과제를 정부에 제출했다. 여러 이행과제 중 전기안전 관련 법령체계 개선은 그가 임기 중 최우선 달성 과제로 삼고 있는 부문이다. 현재 전기안전관리가 전기사업법상에 포함돼 한국전력과 전기안전공사가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법조인 출신으로 산업과 안전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사장은 “무엇이 국민을 안전을 위해 더 좋은 선택인지 집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의 전기안전 감독 이권이 아닌 국민안전 중심의 법령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기 내 목표는 전기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특히 전기화재는 매년 사고건수가 줄고 있지만 비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집중 관리 대상이다. 그 원동력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기본주의다. 이 사장은 “안전은 전혀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지만 그 기본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힘들다”며 “흔들리지 않는 안전 기본주의로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발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