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수출 증가와 재고 조정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민간 시장조사업체 40개사가 올 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예측한 결과, 연율기준으로 전기 대비 3.25%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9월 일본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5% 감소했지만 기업 재고 조정이 진행되고 수출도 회복하고 있어 성장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긍정적 시장의 기대에는 수출 증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달러당 121엔대까지 조정을 받으면서 지난 10월 내각부가 발표한 수출 수량 지수는 전달 대비 2.1% 늘었다. 부진했던 설비 투자도 선행 지표인 기계 수주에 있어 지난 7~9월 동안 2분기 만에 이전 수준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광공업 생산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광공업 생산이 11월 2.3%, 12월 0.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측이 맞아 떨어지면 지난 9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하는 것으로 지난 8월을 기점으로 경기가 상승세를 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엔화 약세의 영향에 대기업 등 경기 회복이 전망되고 있지만 불안 요소도 여전히 존재한다. 길거리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11월 경기 조사에 따르면 길거리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현상 판단 지수는 전달 대비 2.5%포인트 하락해 41.5%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전달 수치를 밑돌았다. 2~3개월 이후 경기를 예상하는 장래 판단 지수도 44%로 전달 조사 결과보다 2.6% 포인트 낮아졌다.
체감 경기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물가다. 소비자 물가 증가율은 조금씩 둔화되고 있지만 전기요금 인상과 수입 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 겨울 보너스 지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전양판점과 대형 유통점 등 판매는 늘어날 전망이다. 보너스 지급이 시작된 지난 주말 미츠코시 이세탄 백화점 수도권 점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