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아닌 `캐릭터`로 승부한다! 별난 스마트폰 `아카`

“기능, 소위 말하는 ‘스펙’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직 ‘재미’만 고민했습니다.”(박성준 MC사업본부 상품기획 과장)

“아카는 캐릭터에 따라 이미지와 벨소리, 눈동자 형상이 달라요. 캐릭터별로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따로 만드는 건 처음이었죠.”(권윤미 MC사업본부 UX실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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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스마트폰 `아카`를 만든 LG전자 MC사업본부 개발자 3인방. 왼쪽부터 최연화 UX실 주임, 권윤미 UX실 주임, 박성준 상품기획그룹 과장.

“기존의 보편적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깨야 했어요. 이전 제품과 달리 사용자가 오래 가지고 노는 잠금 화면을 만들었죠.”(최연화 MC사업본부 UX실 주임)

LG전자의 캐릭터 스마트폰 ‘아카’를 만든 개발자 3인방이 공통으로 말한 키워드는 ‘처음’이었다. 아카 개발은 모든 것이 새롭고 그래서 어려웠지만,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하드웨어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개성을 가진 스마트폰, 소비자 개성을 투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자는 도전으로 탄생한 것이 ‘아카’다.

‘재미’를 기치로 ‘캐릭터’를 앞세운 아카는 개발자 스스로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는 작업이었다. 말랑말랑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만화책을 탐독하고 어린 후배를 만나며,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를 연구했다. 전면 슬라이드 커버를 도입한 아카는 기기 상단에 ‘움직이는 눈동자’ 형상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눈이 처지고 기기를 흔들면 어지럽다는 듯 눈이 ‘빙빙’ 돈다. 메시지가 오면 확인을 재촉하듯이 눈동자를 아래로 향한다.

스마트폰에 눈동자가 들어가자 전에 없던 반응이 나왔다. 스펙을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건 뭐야’로 시작해 ‘재미있다’는 말로 끝난다. 박 과장은 “매장에 전시된 고만고만한 제품 중에서 소비자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는 것이 기획 의도”라고 말했다.

다른 강점은 아카만의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 위젯으로 아카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이크로 사이트, 캐릭터 피규어를 이용한 가상현실(VR) 사진 촬영, 기부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슬라이드커버 전면은 사용자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스티커와 보석 세공, 래핑 등으로 다양한 개성을 표출한다. 김 주임은 “자신만의 커버를 만들어 자랑하는 사용자가 하나, 둘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 마니아 대상 스마트폰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아카는 재미를 찾는 대중이 타깃이다. 박 과장은 “젊은 층이 재미와 차별화를 중시하는 만큼 충분한 수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에 개성을 담고 싶은 소비자가 가장 먼저 선택하는 제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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