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을 놓고 전통 금융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간 솔루션 전쟁이 치열하다. 각기 새로운 기술 차별성과 다양한 인증방법을 앞세운 시장 쟁탈전이 한창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와 카드정보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PG사가 오픈마켓 등을 중심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 CNS와 다음카카오의 ‘카카오 페이’를 기점으로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 KG이니시스 ‘케이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대형 오픈마켓과 PG사 연합도 자체 간편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 경쟁에 참여했다.
전자결제 1위 업체인 KG이니시스는 지난 28일 모든 결제 과정에서 액티브X를 제거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3월 파일럿 시스템 개발과 내부 시험을 완료했으며 현재 전체 쇼핑몰에 적용 가능한 상용 버전 개발을 모두 마쳤다.
이 회사의 ‘논 액티브X’ 결제 서비스는 SSL통신, 스크린키보드 등 순수한 웹 표준기술만을 이용한다. 결제 과정에서 플러그인을 추가 설치하지 않고 기존 액티브X와 동일한 수준의 보안 기술(SSL통신, 스크린키보드, 위·변조방지, 데이터 암호화, 통신구간 암호화 등)을 구현했다. 외부 공격에도 안전하다.
기존 윈도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만 국한됐던 결제 환경을 디바이스는 물론이고 크롬, 사파리 등 각종 브라우저에서 사용 가능하다. 외국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할 때도 동일한 조건이다. KG이니시스는 올해 12월 중순까지 보안 점검, 카드사 등 대외기관 및 쇼핑몰 연동 시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내 대형 가맹점에 적용하고 내년 상반기 전체 가맹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LG CNS도 자체 간편 결제 솔루션 ‘엠페이’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분리 저장 방식을 통해 보안성을 강화했고 기존 카드사 제휴는 물론 홈쇼핑과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등으로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회원 12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전통 금융사의 간편 결제 대항마로 떠올랐다.
LG유플러스도 페이나우라는 새로운 간편 결제기술을 통해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비밀번호 외에 ARS, 디멘터그래픽, 안전패턴 등 다양한 인증수단으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했다. 특히 개인정보와 신용정보 토큰화 기술을 통해 가상카드번호로 전환하는 새로운 기술방식을 채택했다.
간편 결제 원조 기업인 하렉스인포텍도 모카페이 서비스를 ‘유비페이’로 새롭게 리뉴얼해 서비스에 나섰다.
G마켓과 옥션, 인터파크도 각각 스마일페이, 옐로페이 등의 자체 간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파크의 옐로페이는 네이버 제휴를 통해 밴드 내 소액송금 서비스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PG사들의 간편결제 서비스 진입 확대는 소비자에게 보다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촉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 글로벌 PG 서비스와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것 외에 결제 수수료의 투명한 체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스템 개발과 보안가와 투자 여력이 있는 상위 PG업체가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하위 가맹점에게 수수료를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동 간편 결제 플랫폼 구축을 통한 PG수수료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PG사의 독과점화를 방지할 수 있는 공동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