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삼성’ 이름을 건 의료기기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 브랜드가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은 이달 30일(현지시각)부터 12월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방사선학회(RSNA)에 참가한다. 학회에서 양사는 디지털 엑스레이, 초음파 진단기, 컴퓨터단층촬영기(CT)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릴 계획이다.
프리미엄을 표방해 개발한 디지털 엑스레이 ‘GC85A’는 이번 학회에서 처음 공개된다. CT 2종과 초음파 진단기 6종 등 총 10여종의 의료기기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제품에는 모두 ‘삼성’ 브랜드가 부착된다. 삼성이라는 이름을 의료기기 전면에 내건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은 RSNA에 CT를 출품하며 ‘뉴로로지카’ 이름을 썼다. 지난해 1월 인수한 CT 장비 제조사 뉴로로지카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했다. CT 분야에서는 삼성보다 뉴로로지카가 더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이 자사 이름을 전면에 꺼내든 건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의지에서다.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 의료기기는 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힌 ‘삼성’의 이미지를 활용해 의료기기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삼성’ 브랜드가 의료기기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의료기기 시장에서 후발주자기 때문이다. 삼성의 주력 제품인 초음파 진단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지난 2분기 기준)에 불과하다. 또 삼성 의료기기 매출은 필립스, GE, 지멘스 등 선발주자들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것도 현실이다.
삼성은 이 벽을 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을 적극 인수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해왔다. 때문에 이번 북미 최대 영상학회가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의료기기 사업을 총괄하는 조수인 사장도 현장을 찾아 시장을 점검할 계획이다.
올해로 100회를 맞는 RSNA는 세계 영상의학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학회다. 이에 영상의학 분야 의료기기와 의료정보 업체가 자사 기술과 제품 소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