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장비업계 재난망 참여 레이스 `불꽃`

통신장비업계가 재난망 사업 참여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정부와 통신사 관계자를 초정해 제품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물밑 홍보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범사업 제안요청서(RFP)가 내년 초 공지될 예정이어서 통신사 파트너 선정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를 향한 장비 업계의 구애가 시작됐다. 재난망 사업 주축이 통신사이기 때문에 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반드시 통신사와 손을 잡아야 한다. 장비업체들은 저마다 PS-LTE 기술력과 경험, 제품 풀 라인업을 갖췄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물밑 작업도 한창이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는 지난 17일 정부와 통신사 관계자를 초청해 자사 PS-LTE 제품 라인업을 소개하고 시연을 진행했다. 노키아도 지난 18일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같은 목적의 설명회를 열었다. 두 업체 외에도 에릭슨LG, 알카텔루슨트, 화웨이가 저마다 해외에서의 PS-LTE 구축 경험을 내세우며 재난망 사업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재난망 사업은 2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사업 규모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LTE 기반 전국 재난망을 구축한다는 의미도 크다. 삼성전자까지 6개 장비업체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 PS-LTE 표준화가 마무리되면 한국 구축 경험을 토대로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해외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를 진행 중이다. 기술력과 제품 라인업, 사업 경험, 운영 노하우 외에도 살펴봐야 할 사항이 많다. 국가 사업의 특성상 장비 가격을 얼마나 낮춰서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또 향후 표준이 제정됐을 때 단기간 내에 표준 규격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도 관건이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모든 업체와 접촉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파트너 선정에 대한 가닥이 잡히겠지만 최종 결정은 제안서를 제출하는 순간이 돼서야 내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사업자와 논의를 진행하다 정부의 사업 방향성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는 KT가 삼성전자와 재난용 위치탐색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등 두 회사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알카텔루슨트, LG유플러스는 에릭슨LG 등 전통적으로 파트너십이 강했던 업체 간 협력을 전망하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게 통신사들의 공식 입장이다.

안전행정부의 시범사업 방식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신사와 장비업체가 컨소시엄을 맺어 제안하는 방식 외에 통신사를 먼저 선정한 후 해당 통신사가 2~3개 장비업체와 시범사업을 진행하도록 할 수도 있다. 시범사업이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 지역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3개 통신사에 한 지역씩 할당해 테스트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통신사 임원은 “가격과 안정성, 각 수용기관별 커스터마이징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 장비업체를 선정할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향후 해외 진출까지 추진할 수 있는 지도 주요 선정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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