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명 이건창호 대표이사는 기존 복층유리 대비 5배 이상 단열 성능을 강화한 초고단열 진공유리를 개발한 공로로 2014 에너지절약촉진대회에서 철탑훈장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건물 에너지는 우리나라 총 에너지소비의 3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약 32%가 창문을 통해 손실된다. 안 사장은 ‘단열 성능이 가장 좋은 유리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다 진공유리에 주목했다. 진공유리 제조방식이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널 제작 공정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업체와 협업에 나섰다. 디스플레이 제조방식 원리를 차용해 ‘2세대 진공유리’를 제작했다. 소재와 부품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진공유리는 두 유리판 사이 높은 진공압을 유지하기 위해 기둥 역할의 간극재가 필요하다. 높이 250μm, 직경 500μm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물질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찾는 것부터가 난제였다. 외국 기업은 핵심인 간극재 기술을 쉽사리 공개하지 않았다. 안 사장은 포기하지 않고 반도체 관련 정밀소재 가공 기술을 응용해 품질 균일성을 확보한 간극재를 만들어냈다. 간극재를 자동으로 유리 위에 배열해주는 포방 설비 역시 협력업체의 도움을 얻어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한 진공유리는 현재 광교의 한 아파트 단지 부대시설에 6백장가량 설치돼 에너지 소비 제로 하우스를 구현하는데 기여했다. 이어 김천 한국전력기술사옥에 2600여장이 납품됐고 대형 현장 적용성 검토도 마무리했다.
이건창호는 초고단열 진공유리의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인 높은 가격을 기존 삼중유리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양산기술 및 부자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안기명 사장은 “진공유리에 대한 품질 규정이 없어 제작 업체마다 진공도와 품질이 크게 달라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진공유리의 제조, 설치, 운영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몇 가지 항목을 새롭게 추가해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