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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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는(孤軍奮鬪) 도움 없이 외로운 군대가 힘에 벅찬 적군과 싸움을 한다는 의미다. 통상 홀로 여럿을 상대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악전고투라는 말과도 통한다.

고군분투에는 외로움과 고통이 수반되게 마련이다.

외로움과 고통은 승리로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고군분투가 반드시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재 처한 상황을 고군분투라는 말을 제외하고 설명하기 쉽지 않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은 물론이고 700㎒ 주파수, 방송사업자 간 방송분쟁 해결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 등 예외 없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당장 미래부·방통위 우군(友軍)이 극소수에 불과한 형국이 고군분투 그 자체다. 미래부·방통위가 우군이라 믿었던 사업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이들이 후방에서 지원할 것이라는 양 부처의 당초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양 부처는 이들에 대한 섭섭함과 배신감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실망감이 한계를 넘었다는 방증이다.

수적 열세뿐만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와 국회 등 미래부·방통위 반군(反軍)의 위세는 가공할 수준이다.

그렇다고 물러날 상황도 아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미래부·방통위는 정면돌파가 아니면 이렇다 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래부·방통위에 필요한 건 차라리 작금의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역발상이다.

차제에 미래부·방통위가 부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하는 반전의 모멘텀이자, 강력한 정책 추진의 시발점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미래부·방통위가 부처의 존폐를 걸고 당초의 계획을 관철하는 것 외에는 묘수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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