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개나리주유소` 습격사건

#주유를 마친 한 손님이 신용카드 대신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주유원도 스마트폰을 따라 꺼내든다. ‘띠릭’ 1초간 두 모바일기기 접촉으로 결제는 끝나고 포인트 적립까지 완료됐다.

일반 주유소처럼 카드 리더에 신용카드를 긁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주유소에는 카운터도, 마그네틱(MS)카드 리더도 없다. 모바일과 모바일을 잇는 QR코드 결제 플랫폼을 도입해 주유소 최초의 ‘스마트 결제 서비스’를 완성했다.

강남에 위치한 개나리 주유소다.

결제 플랫폼은 KB국민카드와 핀테크 기업 시루정보(대표 류창화)가 협력해 만든 주유 업계 최초의 스마트 결제 플랫폼이다. QR결제 서비스는 그동안 주유 업계에 만연된 해킹, 복제, 도용을 원천 차단하는 ‘자기 주도형’ 결제를 표방한다.

일반적으로 주유소에서 결제할 때 개인 카드를 주유원에게 넘겨주고 이동형 MS단말기를 통해 영수증이 발행된다. 포인트 적립카드는 별도로 긁어야 한다.

주유한 금액이 제대로 결제됐는지, 사전 확인할 길이 없다. 반면에 QR코드를 활용한 스마트결제는 주유원과 자신의 모바일기기를 연동해 결제 전 금액과 할부 선택, 휘발유 종류까지 모든 정보를 받아본 후 결제가 이뤄진다.

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어도 모바일카드로 결제, 포인트 적립이 함께 이뤄진다.

박응성 개나리주유소 상무는 “QR코드의 스마트결제는 타인(주유원 등)에 의해 결제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직접 자신이 모든 사항을 확인 후 모바일-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카드 도용은 물론이고 위·변조를 원천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이중 승인과 과다 승인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KB국민카드와 시루정보, 개나리 주유소는 이 결제 플랫폼을 전국에 위치한 주유소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QR코드를 통한 결제 플랫폼에 주유소 이력, 조회시스템까지 넣어 모든 주유 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주유 통장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포함시켜 제공할 방침이다. 자동으로 앱 결제가 이뤄지면 평균 주유단가 계산 등이 가능한 차계부 기능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스마트 결제 서비스에 이어 조만간 비콘(Beacon) 인프라도 도입한다. 이를 바탕으로 종이 세차권을 모바일로 발급하는 것도 처음으로 시도한다.

박응성 상무는 “이제 주유소도 재래식 결제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IT를 접목한 신결제 서비스로 외국계 결제 표준이 주유 업계까지 장악하는 재앙을 막기 위한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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