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기업의 가스판매량이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줄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신사업으로 추진한 집단에너지, 민간발전사업 환경도 악화되고 있어 당분간 성장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3일 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국내 최대 도시가스 사업자 삼천리의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도시가스 판매량은 24억3821만㎥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5% 감소했다. 삼천리는 서울·경기 지역에 난방 및 산업용, 집단에너지 연료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가스 판매량이 전년 대비 0.6%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창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수도권 2위 사업자인 서울도시가스를 비롯해 예스코·코원ES의 도시가스 판매량도 15% 이상 감소했다. 전국 37개 도시가스 공급자 가운데 이 기간 판매량이 늘어난 사업자는 9개에 불과하다.
업계는 올해 들어 LNG 수요가 본격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수도권 누적 판매량은 70억4206만㎥으로 작년 대비 11.6% 급감했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판매량도 7.2% 줄었다. 지난해 전국 LNG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초부터 기온 상승으로 난방용 수요가 부진했고 경기 침체로 산업용 수요마저 감소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도시가스 기업의 성장 정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삼천리·SK E&S 등 대기업은 LNG복합화력발전 사업, 집단에너지 등 LNG 연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열요금도 수년째 현실화되지 않고 있어 당장은 수익을 개선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가스 판매사업은 일정 수익이 보장돼 당장 적자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현재 새로운 수용가를 발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장기간 정체에 묶일 것”이라며 “연관 사업인 발전, 집단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지만 사업환경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