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며 한국 경제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아베노믹스 효과에 이어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집권 이후 추진된 엔저 정책은 일본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는 국내 주력 수출 업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반면에 일본 기업들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2012년 12월과 비교해 약 2년 만에 62.4% 올랐지만 한국 코스피는 2.9% 내렸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1% 선인 반면에 일본 펀드는 70%에 육박했다.
일본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은 아베노믹스 효과로 실적이 호전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일본 주요 전자업체 소니와 파나소닉의 주가는 각각 135.7%, 171.6% 상승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 후지쯔와 도시바도 88.4%, 48.1% 올랐다. 그러나 국내 대표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같은 기간 각각 20.8%, 12.6% 하락했다.
자동차 역시 일본 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주요 3사인 도요타, 닛산, 혼다는 각각 70.2%, 29.0%, 15.9% 증가했다. 마쓰다와 미쓰비시는 10배가 넘는 1473%, 1238%나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하락해 각각 25.9%, 5.3% 내렸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엔저가 이어지면 우리 경제에 부담이 클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양적 완화를 종료한 미국과 양적완화로 엔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영향에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더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해결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도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금리인하 카드도 거론되고 있지만 원화가치를 더 떨어뜨리면 국내 채권과 증시에서 외국자본 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