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 자체였다. 아우디의 고성능차가 ‘운전자 없이’ 독일 호켄하임링 서킷을 내달리자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0월 19일,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경주 대회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 Deutsche Tourenwagen-Meisterschaft)의 2014 시즌 마지막 경기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인 7만여명 앞에서 ‘아우디 RS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카’의 무인 주행 이벤트가 열렸다. 이 차는 최고출력 560마력, 최고시속 305km의 성능을 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율 주행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벤트가 시작됐을 때 관중들은 카레이서가 새로 나온 아우디 RS7을 직접 몰고 서킷을 달리는 줄 알고 있었다. 디자인이 어딘가 달라 보이는데다, 운전 실력이 꽤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이 차가 서킷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LAP TIME)이 2분 초반 대, 최고시속은 240km에 달했다. 하지만 대형 스크린에 잡힌 차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헬리콥터까지 따라다니며 달리는 모습을 생생히 중계하자 사람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행을 지켜봤다.
현장에서 만난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선수들의 연습 파트너로도 손색이 없겠다”면서 “나중엔 무인 자동차 경주 대회가 열리는 거 아니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아울러 “게으른 선수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겠다”는 우려 섞인 말도 전했다.
아우디는 이번 무인 자율 주행 레이스를 위해 호켄하임링 서킷에 맞도록 정확성이 cm 단위까지 향상된 별도의 GPS를 사용했다. GPS 데이터와 함께 3D 카메라를 통해 입수된 주변 패턴 정보를 자율 주행 시스템이 처리해 운행했다. 즉, 사람의 눈처럼 주변 사물을 인식해 운전대와 페달을 조작하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이 향상된 시스템이란 평을 받고 있다.
호켄하임(독일)=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