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소재부품 기업에 집중 지원되는 정부 예산이 3년 연속 축소될 전망이다. 대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슈퍼달러·엔저 등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까지 줄어 우리 기업 사업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 소재부품기술기반혁신 사업 예산이 내년에도 줄어들 전망이다. 관련 예산은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축소되는 것이다.
소재부품기술개발, 소재부품기술기반혁신 사업 예산은 지난 2010년 3597억원, 2011년 4129억원, 2012년 419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3년 3742억원으로 예산이 대폭 깎인 후에는 지속 감소 추세다. 당시 소관부처인 소재부품정책과에서 다른 과로 이관된 금액(196억원)을 감안해도 약 250억원이 감액된 것이다.
올해 예산은 3458억원으로 작년보다 284억원 줄었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은 3414억원으로 또 한 번 44억원 감액이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2013년과 올해는 산업부 전체적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내년 삭감 폭은 올해와 비교해 그렇게 큰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소재부품기술개발, 소재부품기술기반혁신 사업은 소재부품 기업의 기술력 제고를 이끌어온 정부 대표 사업이다. 자금이 주로 중소·중견기업에 투입돼 영세 업체의 기술 혁신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은 주관자격이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 개발을 목표로 약 10년에 걸쳐 추진하는 세계일류소재(WPM) 사업도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WPM 사업 예산은 2011년 950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내년에는 600억원 투입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는 대외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중소·중견 소재부품 기업을 위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 소재부품 기업은 중국, 일본, 대만 기업의 공세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슈퍼달러·엔저 등 환율변동이 변수로 작용해 사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졌다. 적절한 대응 없이는 자칫 ‘첫 소재부품 무역흑자 1000억달러 달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슈퍼달러, 엔저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현상이 장기화되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대부분 환율변동 대응 여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재부품기술개발·소재부품기술기반혁신 사업 예산 추이(출처:산업통상자원부)>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