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현대차’를 누르고 코스피 시총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현대차 시총은 한국전력이 넘볼 태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34조5437억원을 기록해 34조1429억원인 현대차를 추월했다. 1위 삼성전자(179조2633억원)에 이은 시총 2위 자리가 2011년 이후 3년7개월 만에 주인을 바꿨다. SK하이닉스는 이날 4만745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는 2011년 3월 29일 포스코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른 후 삼성전자와 더불어 코스피 시장의 2대 기업 역할을 해왔다.
SK하이닉스의 2위 역전은 현대차 주가의 큰 폭 하락세 탓이다. 올 하반기 급격히 하락한 현대차 주가는 4일 52주 신저가인 1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 초 24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3개월 만에 37% 이상 떨어졌다.
지난 9월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한 이후 급속한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3분기 영업이익마저 15분기만의 최저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에 엔저 악재까지 겹쳤다.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발표 영향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지난 3일에만 각각 5% 이상 하락하며 유탄을 맞았다.
일부 증권가는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며 판매량 감소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경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원·엔 환율 하락세가 현대차와 기아차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10월 합산 점유율은 7.4%로 전년 동월 7.7% 대비 0.3%P 하락했다. 현대는 6.5% 감소한 5만81대, 기아는 12.4% 늘어난 4만4694대를 판매했다.
반면 지난 1월 초 35000원 수준이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이달 초 기준 34% 이상 올라 있는 상태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6%, 12% 각각 증가한데다 애플 ‘아이폰6·6플러스’ 수혜주로 꼽히며 4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코스피 시총 4위는 올 하반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간 한국전력으로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30조3970억원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자료:한국거래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