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세계 태양광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해외 생산 설비 신·증설에 나선다. 태양광 시장이 회복되는 기회를 잡아 메이저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다.

한화큐셀은 29일 말레이시아 공장에 800㎿ 규모 모듈 생산라인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내년 초 착공해 2016년초 상업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이 말레이시아 공장을 증설하면 기존 독일의 120㎿ 더해 생산능력이 920㎿로 늘어난다.
중국에 800㎿ 규모 잉곳·웨이퍼, 1.3GW 규모 셀, 1.5GW 모듈 생산라인을 각각 갖추고 있는 한화솔라원은 올 연말까지 셀 1.5GW, 모듈 2GW로 증설한다.
여수에 1만 톤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 중인 한화케미칼도 생산량을 1.5배 늘린다. 증산을 통해 내년초까지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만3000톤까지 끌어올린 뒤, 내년 하반기에는 공정 효율화(디보틀네킹)를 통해 1만5000톤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 전 방위 투자에 나선 것은 우선 성장세인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하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도 깔렸다.
중국에 공장을 둔 한화솔라원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한화케미칼의 폴리실리콘 사업은 연산 1만톤으로 애매한 생산 능력과 한국산 반덤핑 관세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한화큐셀은 유럽·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으나 정작 모듈 생산능력이 작아 공급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다.
한화는 이 같은 각 밸류체인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섰다. 중저가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화솔라원의 셀·모듈 생산능력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로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증설을 계기로 셀과 모듈의 생산 자동화 라인도 갖춰 품질 개선과 인건비 절감 등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선진 시장에서는 한화큐셀의 모듈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해 향후 늘어나는 수요를 최대한 잡으려는 의도다. 고품질 셀과 모듈 대량 생산을 한 곳에서 수행해 사이클을 최적화하고, 물류 비용 등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강화를 이루겠다는 뜻이다.
즉 중국과 미국 등 중저가 시장은 한화솔라원의 규모의 경제로, 유럽과 일본 등 프리미엄 시장은 한화큐셀의 고품질 제품 생산을 늘려 두 시장 모두 석권하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말레이시아에 800㎿ 규모의 모듈 생산 설비 신설을 계기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 경쟁력과 탄력적인 글로벌 대량 생산의 조합을 통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글로벌 고객들의 품질 수준에 대한 요구를 더욱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면서 “유럽 최고의 태양광 회사로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만톤 규모였던 한화케미칼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1.5배 확대하는 것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능력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OCI·바커·MEMC 등 생산 능력 4만톤이 넘는 글로벌 톱3 폴리실리콘 업체보다는 부족하지만, 일단 폴리실리콘 사업을 존속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 놓고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거 폴리실리콘 가격만 톤당 400달러(현재 20달러 이하)까지 급등했던 위기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태양광 사업에 올인한 한화가 어느 한 밸류체인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에 태양광 사업 전반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리스크 관리 차원인 셈이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 밸류체인 및 생산규모 / 자료:한화>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