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기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해 볼 수 있게 됐다. 일상 곳곳에 가상현실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엔터테인먼트, 의료, 군사, 교육 분야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은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레이저 광선으로 2차원 평면에 3차원 입체를 묘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홀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건 공연계다. 일찌감치 가상현실을 이용한 홀로그램 콘서트에 투자하고 나섰다. 한류 스타가 물리적으로 팬이 기다리는 전 세계 모든 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눈앞에서 가수가 실제로 춤추고 노래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홀로그램 콘서트는 이미 상용화 초기에 접어들었다. 적극적인 것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한류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공연을 위해 컴퓨터 그래픽 홀로그램 콘서트 기술을 개발해 왔다. 전 세계 몇 없는 독자적 기술이다. 한국에서 연출했던 무대를 외국 어디에서도 똑같이 보여줄 수 있다. 홀로그램 기술은 공연뿐 아니라 가상 스포츠 경기, 강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전 세계 홀로그램시장은 2025년엔 시장규모가 941억달러(약 95조398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홀로그램 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20년까지 7년 간 2400억원을 투자해 홀로그램 표준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8월 발표한 바 있다. 평면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뛰어넘은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을 육성해 가상현실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최근엔 의료 부문에도 가상현실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재활 치료를 하는 환자가 좀 더 흥미롭고 집중력 있게 운동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테면 컴퓨터 모니터에 나오는 가상현실 상황에서 환자가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다. 흰 벽을 보고 운동하는 것보다 훨씬 더 몰입감이 좋다. 운동 효과도 뛰어나 최근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가상현실 재활치료 도입이 한창이다.
게임 산업에서도 가상현실은 화두다. 3D게임도 시장에 속속들이 출시하고 있다. 웹과 모바일 게임 이후를 이끌 게임 산업의 미래는 가상현실 기술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도 기어VR를 공개하며 가상현실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 밖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교육용으로 가상현실 시스템을 사용하는가 하면 작전 시뮬레이션을 위해 군사용으로도 가상현실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