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성능을 57%가량 대폭 개선한 새로운 버전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7 옥타’를 공개했다. 엑시노스7 옥타는 64비트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첫 AP다.
삼성전자는 16일 고성능 빅코어(ARM 코어텍스-A57) 4개와 저전력 리틀코어 4개(ARM 코어텍스-A53)로 이뤄진 옥타코어 구조를 가진 ‘엑시노스7 옥타’를 엑시노스 홈페이지에서 공개했다.
64비트 AP는 데이터 처리단위가 64비트로 기존 32비트 AP의 두 배여서 데이터 처리능력이 향상되고, 4GB(기가바이트) 이상의 대용량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AP는 모바일기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로 PC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한다.
엑시노스7 옥타는 8개 코어를 작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수만큼 작동시켜 칩의 성능과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옥타코어 빅리틀 멀티프로세싱 기술이 적용됐다.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RM 말리-T760을 탑재해 그래픽 처리 성능을 74% 끌어올렸다.
초고해상도(UHD) 사진·비디오 촬영과 재생을 할 수 있고, 3D 게임, 안면·홍채 인식, 증강현실 등 고사양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또 듀얼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를 탑재해 1600만화소 후면카메라와 500만화소 전면카메라로 동시에 비디오 촬영을 할 수도 있다.
엑시노스7 옥타는 20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 전력 효율도 크게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세계 최초로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AP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엑시노스7 옥타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노트4에 탑재됐다. 엑시노스7 옥타는 64비트를 지원하지만 갤럭시노트4는 탑재된 구글 최신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 4.4 킷캣’이 32비트 기반이어서 64비트 체제를 구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올해나 내년 초 64비트를 지원하는 첫 구글 OS인 ‘안드로이드L’이 나오면 64비트 체제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시스템반도체) 사업부가 엑시노스7 옥타를 기반으로 엑시노스5 옥타 출시 이후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