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금이 새 OS 개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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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가 다음 세대 운용체계(OS) 개발을 시작할 때다.

이유는 세 가지다.

지금 세상을 풍미하는 리눅스(Linux) 운용체계가 이제 나이 들어간다. 1993년 소수 개발자들에게 알려졌고 1997년 사람들이 본격 쓰기 시작했다. 현재 리눅스는 두 달마다 약 1만개를 고쳐 새 판을 만드는 쾌속 개발과 개량을 리눅스재단(www.linuxfoundation.org)이 진행하고 있다.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지구에서 하나의 기적이다.

그런데 지난 3월 말 열린 리눅스재단 이사회에서 주된 안건 중 하나로 리눅스 ‘시험’을 다뤘다.

재단이 내놓는 새 판을 가져다 최종 사용자에게 제공하려면 각 회원사가 각자 추가 시험을 해야 하는데 그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드니 재단에서 사람을 뽑아서라도 추가 시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리눅스 기능을 추가하고 개량하면서 리눅스를 각 회원사가 혼자 다루기 힘들어진 것이다. 조금 긴 안목으로 살펴보면, 리눅스는 곧 너무 무거워지고 사용하기 버거워질 것이다. 다른 운영체계들이 그랬듯 2020년 즈음에는 새 운용체계에 밀려날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컴퓨터와 통신 세상이 바뀌면서 운용체계에 대한 새로운 요구사항이 나타났다. 첫 요구사항은 컴퓨터 시스템 구조의 급격한 진화선상에서 다수 코어시스템의 발전이다. 수백개 코어 수는 리눅스를 개선해서 지원하는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수천개 아니 수만개 코어로 구성하는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해결책은 아직 마땅한 후보가 없다. 두 번째 요구사항은 사물인터넷에서 온다. 컴퓨터뿐 아니라 다양하고 가벼운 기기들이 엮이는 만물지능통신 환경에서는 아주 가볍고 최소 핵심 기능만 가진 새로운 운용체계가 필요하다. 이런 운용체계는 리눅스를 개량해서 쓸 수 없고 별도의 운용체계가 돼야 한다.

세 번째는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SW) 개발 실력이 어쨌든 깊어졌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AT&T로부터 유닉스(Unix) 직도입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삼성전자 타이젠이나 LG전자 웹OS는 현재 진행형이다.

티맥스 운용체계 개발은 본격적으로 연인원 600명(man-year)을 투입한 운용체계 개발 첫 사례다. SW 산업에서 운용체계 개발은 자동차에서 엔진 개발과 같다. 새로운 운용체계를 개발하려면 새로운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앞으로 10년 후에 쓰일 것을 만들어야 한다.

접근 방법으로는 기존 리눅스 개량을 통해 새로운 요구사항 일부를 만족하는 해결책을 만드는 방법과 전혀 새로운 개념의 운용체계를 만드는 것을 병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엔진 개발 시 일본 자동차 엔진을 가져다 개량하면서 동시에 독자적으로 알파엔진을 개발한 전략과 비슷하다.

운용체계 개발 기술은 몇몇 회사나 집단만이 소유하는 기술이 아니고 알려진 기술이다. 새로운 요구사항을 먼저 파악하고 새로운 개념과 기술을 창출하면서 얼마나 투자해 개발조직을 가동하는지가 관건이다.

독자 개발이나 국산 개발이란 것은 더 이상 없다고 본다. 기업, 대학, 연구소뿐 아니라 개발자 공동체도 같이 참여하는 열린 조직을 구성해야 하고 당연히 세계 조직이어야 한다. 기본 조직은 지속성을 위해 최소한 150명 이상 돼야 할 것이다.

새로운 운용체계 개발 공동체를 우리가 만들어 지구인이 10년 후에 두루 나눠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꿈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김명준 ETRI 기업 테스트마이다스 연구위원 joonkim@testmid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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