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1000개가 넘는 알뜰주유소를 독립시키기 위한 별도 법인을 민간과 공동 출자해 설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알뜰주유소 법인 설립에 민간을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 석유 업계 반발 우려와 알뜰주유소 존속 관점에서 ‘중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알뜰주유소 법인을 정부가 전액 출자해 공기업으로 만들면 석유 업계가 정부의 민간 시장 직접 개입이라며 크게 반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유사 주유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한 알뜰주유소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공들였던 석유시장 경쟁 촉진 정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16년 출범을 목표로 알뜰주유소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늦어도 연말까지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인 형태는 정부와 석유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알뜰주유소 법인이 다른 정유사 틈바구니에서 자생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질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의 공동 참여 방침에 따라 알뜰주유소 법인에는 석유공사, 농협, 한국도로공사 등 정부 측과 민간에서 알뜰주유소에 석유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토탈, 석유대리점, 석유수입사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뜰주유소 법인과 경쟁 구도가 될 정유사는 참여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법인 설립에 앞서 알뜰주유소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알뜰주유소 품질평가시스템’을 곧 도입할 계획이다. 품질평가시스템은 구축이 완료됐으며, 최종 검토와 적용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품질평가시스템을 통해 알뜰주유소를 절대 평가하고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곳은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 의무구매 물량 50%를 지키고 있는지, 주유소의 거래량과 품질, 서비스 등을 평가하고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하되 자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곳은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퇴출시킬 예정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