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롱텀에벌루션(LTE) 베이스밴드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외주생산 업체를 다각화 한다. 전세계 LTE 칩 시장을 석권하면서 발생한 수급난을 해소하고 중국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15일 대만 디지타임즈와 업계에 따르면 퀄컴이 4분기부터 28나노미터(nm) 베이스밴드를 UMC에서 일부 생산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중국 SMIC도 파운드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생산하는 제품은 5개 주파수와 10개 모드를 지원하는 칩으로, 애플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에 공급될 예정이다. 정확한 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TSMC에 선주문한 물량을 제외하고 UMC에서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서 (공급선 변경 건에 대해 )확인해 주기 힘들다”고 밝혔다.
주로 TSMC에서 베이스밴드를 생산했던 퀄컴이 협력사 다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LTE시장을 석권한 게 크다. 인피니언·소니에릭슨 등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베이스밴드 개발도 사실상 접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퀄컴 베이스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미디어텍·스프레드트럼·락칩 등 중화권 경쟁업체가 있지만 LTE 기술에서는 한참 뒤쳐져 있다. 삼성전자·LG전자가 독자 통합 AP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양산 전이고 엔비디아 역시 통합칩은 출시하지 못했다.
TSMC로 파운드리 주문량이 몰린 것도 한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3개월 전부터 주문이 밀려 있어 아이폰6 대응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UMC 28nm 공정이 안정화 된 시기와도 맞아떨어졌다. UMC는 올해 말까지 28nm 공정 양산량을 월 웨이퍼 2만장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 샤먼에도 45·55nm와 더불어 28nm 팹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SMIC와 손을 잡은 건 중국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현재 SMIC 28nm 팹에서 양산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내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퀄컴은 모바일 AP 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 53.6%를 차지하면서 2위 애플(15.7%)과 큰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중국 중저가 AP 시장에서는 미디어텍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국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 52%, 퀄컴 33%, 스프레드트럼 11%다. 퀄컴이 중저가 모바일 AP ‘스냅드래곤400·401’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중화권 업체의 가격 공세에 밀렸다. 현지 팹을 가동하면서 생산비용을 낮추고 중국 정부·스마트폰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질 전망이다.
<2014년 2분기 모바일 AP 출하량 / 자료: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