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조달청 국감에서는 조달청 우수제품 업체 선정방식 문제제기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전문감사기관 자격을 유지한 한국선급 관리감독 부실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조달청 지정 우수제품 업체로 선정된 A사가 지난 3년간 벨크립을 국내산으로 속여 공공기관 110곳에 납품한 사실이 밝혀졌다.
물품 가격만 무려 107억원에 달한다. 이 업체는 조달청 지정 우수제품 업체에 부여되는 수의계약 혜택을 받아 물품을 납품했다. 군부대와 원자력 관련 공공기관을 포함한 전국 110개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주로 납품했다.
조달청 우수제품 선정 과정은 1차 기술심의회 심사와 2차 생산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선정된다. 그러나 조달청은 A사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서면으로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의원은 “A사가 중국산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도 일반인 제보에 의해 밝혀졌다”며 “우수제품 지정 과정에서 조달청이 현장 실태조사도 실시하지 않아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중국산 제품이 납품된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물품 하자에 따른 피해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조달청 전문 검사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선급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32건의 검사를 수행해 2163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한국선급이 세월호 증축 과정에서 선박 검사 및 복원성 검사를 부실하게 집행했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전문 감사기관 자격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세월호 참사 후 한국선급이 검사한 건이 있느냐”는 홍의원의 질의에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홍 의원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조달청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선급에 별도의 조사나 감사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청장은 “그간 수사 중이라 특별점검을 실시하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업체에 직권으로 시정조치할 수 있는 규정이 없었다”며 “이제 규정이 만들어졌으니 결과에 따라 지정취소하겠다”고 해명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