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TU, 정보격차 해소 견인차 되길

국제무대에서 원조·개발 협력은 효과적 외교관계 증진 수단이자 해외진출 초석이다.

이는 상대국에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공여국의 산업문화와 플랫폼이 뿌리내릴 수 있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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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남미 등 저개발 지역에 대한 주요 선진국 간 개발협력 경쟁이 뜨거운 것도 이런 이유가 한몫하고 있다. 원조도 외교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저개발국가에 대한 개발협력을 적극화해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 역할을 증진하는 동시에 경제영토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경쟁력 있는 산업 모델과 성공사례를 저개발국가에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국가 중 유일하게 과거 원조의 수혜국이었던 나라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사례기 때문에 저개발국가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함께 발전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특히 우리 경제가 정보통신기술(ICT)산업과 다른 산업의 융합을 통해 발전해 왔고, ICT 강국이란 점에서 많은 저개발국가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ICT산업을 통한 저개발국가 개발지원은 보다 효과적이며 ICT산업의 해외진출 확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OECD DAC에 가입한 이후 모로코, 캄보디아 등을 대상으로 ICT 분야 교육원조, 장비 지원, 시설구축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런 지원활동을 통해 우리나라는 저개발국가 ICT교육 선진화에 기여하며, 한편으로는 교육에 한국 ICT 기자재를 활용함으로써 한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교육콘텐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간접 지원하는 효과를 거뒀다.

때마침 UN도 ICT를 글로벌 원조와 개발협력의 화두로 다루고 있다. 지난 2000년 세계 191개국이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DG:Millenium Development Goals) 역시 그 세부 실행 목표 중 하나로 ICT의 국가 간 빈부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보편적 사용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은 ICT강국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ICT를 통한 개발협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부산에서 세계 ICT 장관을 포함한 ICT 정책 결정권자가 모이는 ITU전권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다양한 의제 중 2015년 이후 ICT를 통한 국가 간 개발협력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2015년은 MDG의 일부 계획이 완료되는 시점이어서 ITU전권회의 결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전권회의에서 저개발국가에 대한 ICT분야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브로드밴드와 인터넷 활용, 모바일통신 등의 분야에서 보다 많은 협력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되기 바란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뿐 아니라 민간 참여가 병행될 때 개발협력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므로 관련 기업과의 공조를 초기부터 고려함이 바람직하므로 민간 참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진전된 논의도 기대해 마지않는다.

193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이번 ITU전권회의에 따라붙는 ICT올림픽이라 별칭의 의미를 살리려면 선진국과 저개발국가 간 정보격차 해소에 대한 ITU의 역할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김영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기획조정실장 ypkim@k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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