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의 모든 것

최근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상황에 맞춰 핸디형이나 스틱형으로 바꿔 쓰는 ‘2 in 1’ 형태로 사용성 측면에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효율성을 따지는 실속파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1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우리나라 사정을 생각하면 진공청소기보다 상대적으로 간편한 무선청소기가 점유율에서 앞서는 일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여러 업체가 다양한 무선청소기를 내놓는 요즘, 과연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후회 없는 선택이 될까.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시중에 나온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를 몇 종을 살펴보고 특장점을 짚어봤다. 또 무선 청소기를 고를 때 꼭 알아야 할 요인을 살펴보고 참고하면 좋겠다.

최낙균 이버즈 기자 nakkoon@ebuzz.co.kr

◇무선 청소기 ‘스펙? 흡입력 알고 봐야’

평소 똑똑한 소비자를 자부하는 당신. 하지만 청소기 구매만큼은 영 쉽지 않다. 이쪽 제품을 살펴보면 이쪽이 좋고, 또 저쪽을 살펴보면 그것도 마음에 들고…. 사실 당연한 일이다. 어느 가전제품이든 마찬가지지만 모두 자사 제품이 최고라고 뽐내니 말이다. 일단 확실한 것은 ‘흡입력’이 강한 제품이 좋은 녀석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소비전력으로 판단하면 얼추 들어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사실 청소기의 흡입력은 경쟁 제품과 비교할 마땅한 표준이 아직 없다. 예컨대 제습기는 일일 제습량이나 소비전력을 계산한 제습 효율 등이 성능을 짐작할 기준이 되지만 청소기의 흡입력은 판단할 만한 공식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소비전력으로 흡입력을 판단하게 되지만 이 또한 해당 제품에 쓰인 기술적인 요소는 모두 제외하는 셈이라서 정답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무선 청소기의 판단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써보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다른 이의 실제 사용담을 듣는 것 또한 인터넷에 떠도는 홍보성 정보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워 다른 부분을 주로 살펴보는 추세다. 예를 들면 배터리 성능이나 값, 주요 기능을 포함한 사용성 등이다. 특히 배터리는 최근 무선 청소기의 중요 이슈가 되며 교체 비용과 성능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무선 청소기 배터리, 왜 입방아에 올랐나

무선 청소기를 고를 때 배터리 성능이 중요한 것은 배터리 값이 비쌀 뿐더러 교체 주기 또한 짧아 부담이 크다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흔히 쓰이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과 니켈수소 방식으로 나뉜다. 리튬이온은 니켈수소보다 오래가고 충전도 빠르지만 단가가 비싼 것이 흠으로 알려진다. 특히 무선 청소기는 대부분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해 더 비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시장에 나온 제품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배터리값이 실제 구매하는 제품 값의 30%, 많게는 절반 이상 차지하는 일이 많아 부담이 느껴진다. A사의 제품은 배터리 값이 청소기 실 구매 비용의 75%에 달할 정도다.

배터리 수명도 문제다. 무선 청소기 업계는 배터리 수명을 니켈수소일 때 완전 방전 후 충전 시 300회가량, 리튬이온일 땐 500회가량 쓸 수 있다고 입을 모으지만 소비자마다 이용법이 제각각인 만큼 체감하는 교환주기는 더 짧다. 편하게 쓰려고 산 무선청소기에 해마다 적지 않은 비용을 꼬박꼬박 지급해야 되자 불만이 커졌다.

현재 소비자 사이에서는 업체가 무선청소기를 판매할 때 배터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할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무선 청소기를 구매할 때 배터리 교체의 필요성이나 수명, 값 등을 아예 모르거나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일이 빈번한 만큼 무선 청소기 업체가 제품을 판매할 때 이를 숙지시키는 것이 그나마 소비자의 불만을 줄일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란을 보면 무선 청소기 구매 전 배터리 확인은 기본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Photo Image

◇무선 청소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선 청소기가 뚜렷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그동안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오기는 했지만 3000억~3500억원 규모, 240만대 정도로 집계되는 국내 진공청소기 시장과 비교하면 10~15% 수준으로 일컬어졌기에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성능 면에서도 진공 청소기보다 떨어져 핸디 제품은 보조 가전 정도로 취급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무선 청소기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먼저 ‘1인 가정의 증가’가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주택 총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9%에 달하는 414만명에 이른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가전제품 업계 또한 ‘싱글 가전’에 눈을 돌렸다. 무선 청소기뿐만 아니라 소형가전 대부분의 입지가 높아지는 분위기를 띄기 시작했다.

성능이나 기능적인 발전도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제조사가 내놓은 무선 청소기는 ‘진공 청소기에 못지않은 성능’을 표어로 붙이고 나온다. 청소기 종류도 예전보다 세분화돼 물걸레나 스팀 청소 기능 등을 덧붙여 차별화를 꾀하는 제품이 많다. 꾸준히 개선된 무선 청소기의 성능이나 배터리가 소비자 인식 변화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명 국외 제조사는 물론이고 삼성이나 LG 등 국내 제조사 역시 무선 청소기 제품군 구축에 힘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최근 무선 청소기 통합 브랜드 ‘코드제로(Cord Zero)’를 발표하고 핵심 제품으로 프리미엄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질세라 자사 진공청소기 브랜드 ‘모션싱크’에 무선 제품군을 완비했다. 무선 청소기의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전 무선 청소기 고르기

전체적인 그림만 살펴서는 확실히 기억되지 않는 법이다. 이버즈가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2 in 1 형태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몇 종을 살펴보고 특장점을 적어봤다. 무선 청소기를 구매할 때 참고하면 대략적인 성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삼성전자 ‘VC-LSE90’

삼성전자의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는 2013년 초 출시한 ‘VC-LSE90’이 아직 최신 모델이다.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23만원대다. 7~8월까지만 해도 15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으나 할인 정책·유통망 등의 변동으로 값이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성능은 준수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설명대로라면 먼지통이 먼지방과 공기방으로 나뉘어 있는 ‘트윈체임버 사이클론’ 방식을 적용한 덕에 먼지가 쌓여도 오랫동안 흡입력을 유지한다. 미세먼지를 95%까지 걸러내는 헤파필터를 갖춘 점도 장점이다. 이 밖에 벽 끝까지 밀착 청소를 돕는 ‘오토 셔터’ 기능 등을 지녔다.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을 썼으며 4시간 충전에 최장 24분까지 작동한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1년으로 대부분의 외산 무선 청소기 배터리 보증 기간인 6개월임을 비춰보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배터리 가격은 5만2000원이다. 큰 특징은 없지만 딱히 단점도 없는 무난한 청소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Photo Image

2. LG전자 무선 핸디스틱 ‘VS7301SCW’

무선 핸디스틱 ‘VS7301SCW’은 LG전자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형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다. 야심작답게 LG전자가 개발부터 생산까지 직접 도맡았다.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24만원대다. 색상에 따라 출고가 기준 30만원 중후반대 시리즈 제품이 2종 더 있다.

눈에 띄는 특징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안티 헤어’ 기술이다. LG전자의 자랑대로라면 바닥과 맞닿는 브러시가 앞뒤로 회전해 머리카락이나 동물 털 등이 청소용 솔에 감기는 것을 막는다. 또 흡입구 앞쪽에 LED 조명을 달고 배터리 잔량 표시등을 달아놓는 등 편의성도 신경 썼다.

배터리는 강점이다. 교체형 리튬이온 배터리 두 개를 품어 최장 70분간 연속으로 쓸 수 있다. 배터리 가격도 5만원가량인 것을 보면 배터리 이슈에 신경을 꽤 쓴 모양새다. 충전시간은 개당 4시간 30분으로 동시 충전하면 9시간이 걸린다. 다만 배터리 무상보증기간은 다른 외산 무선 청소기처럼 6개월이다.

Photo Image

3. 일렉트로룩스 ‘에르고라피도 ZB3012’

‘에르고라피도’는 일렉트로룩스의 대표적인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브랜드다. ‘ZB3012’의 인터넷 최저가는 25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참고로 ‘ZB3013’은 색상만 다르고 성능은 ZB3012와 같은 제품이며 ‘ZB3003’은 니켈수소 배터리 제품이기에 ZB3012를 대표 제품으로 비교했다.

ZB3012가 갖춘 기능은 다양하다. 180도 자유롭게 꺾이는 움직임, 엉킨 머리카락을 잘라 흡입하는 브러시 롤 클린, LED 조명에 언제 어디서나 자동으로 세워둘 수 있는 셀프 스탠딩 기능까지 갖췄다.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가 갖출 웬만한 기능은 두루 품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배터리는 생각해봐야 겠다. 성능은 4시간 충전에 약 모드 시 37분 연속 사용 등 준수하지만 가격이 9만원으로 교체 비용과 합하면 10만원에 달한다. 보증 기간 또한 6개월로 짧아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보인다. 성능은 이름난 업체의 청소기답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Photo Image

4. 필립스 ‘파워프로 듀오 FC6162/01’

‘파워프로 듀오’는 필립스가 지난 5월 3년여 만에 출시한 신형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다. 필립스가 소개하는 성능을 토대로 비교했을 때 인터넷 최저가 14만원대라는 착한 몸값이 강점이며 제품은 색상에 따라 FC6162/01, FC6162/02 2종으로 나뉜다.

필립스 자료를 보면 파워프로 듀오는 자사 유선청소기 제품군에 탑재한 ‘파워 사이클론 기술’을 똑같이 구현, 흡입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정전 필터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먼지를 분리해낸다. 또 다양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는 ‘트리액티브 터보 노즐(TriActive Turbo Nozzle)’을 장착할 수 있어 어느 장소에서도 청소가 손쉽다.

단점은 배터리다. 니켈수소 방식이기에 충전에만 16시간이 걸리며 작동 시간도 25분이 한계다. 배터리값도 실구매비용의 75% 수준인 11만원대로 비싸다. 무선 청소기 중 유일하게 업계 최장인 배터리 보증기간 2년을 자랑하지만, 배터리가 이러한 매력을 상쇄시키는 모습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Photo Imag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