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7일 ‘상장지수증권(ETN, Exchange Traded Note)’ 시장이 첫 문을 연다.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 구글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 우량 대형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파생 투자 상품으로 증권업계의 새 수익원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신한금융투자 6개 증권사의 10개 ETN 종목이 내달 17일 상장해 첫 거래를 시작한다. 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하나대투증권은 내년 시장에 참여한다. 거래소는 ETN을 ETF와 어깨를 나란히 할 대표 시장으로 키울 방침이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ETF의 한계를 극복하고 서로 경쟁하며 장내 간접 투자상품의 양날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 생겨난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구조는 ETF와 유사하나 발행주체·신용위험·기초지수·자산운용·상품구조·만기 등 특징에 차이가 있다. 미국 시장 발행규모는 지난 7월 기준 267억달러(약 28조원)다.
ETN은 증권사가, ETF는 자산운용사가 각각 발행한다. 기초지수 구성도 다르다. ETN은 5종목 이상으로 구성하지만 ETF는 10종목 이상이다. 자산운용에 있어 ETN은 운용제한이 없지만 ETF는 동일종목 편입비중을 30% 이내로 하는 등 제약이 있다. ETN은 약정된 기초지수 수익을 제공하지만 ETF는 운용실적에 따라 투자수익이 다르다. ETN 만기는 1년 이상 20년 이하지만 ETF는 만기가 없다는 점도 큰 차이다.
거래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초지수 구성 종목수를 5종목으로 완화했다는 점이 국내외 우량 기업에 소액 분산투자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했다. 소액으로 고가의 대형 우량주에 분산투자 효과를 내고 국내에서 알리바바 등 글로벌 우량주 투자도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요건과 제한이 엄격한 ETF의 한계를 ETN이 극복했다”며 “접근조차 어려웠던 투자대상과 전략을 일반 투자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해외지수·원자재·금리·변동성 등으로 투자대상으로 넓히고 롱숏·섹터 로테이션·옵션매도 등 투자전략도 활용가능하다는 것이다. ETN 상장심사 기간도 15일로 ETF의 3분의 1 수준이다.
ELS·ELW와는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란 점에서 유사하다. 원금 비보장형, 자산운용 제약이 적다는 점도 같다. 단 ETN은 거래소에 상장하지만 ELS는 장외상품이다. 거래소는 ETN가 수수료 비싼 해외 직접투자 보다 저렴해 투자자에 혜택을 주고, 상품개발·자산운용으로 증권업계 경쟁력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ETN과 ETF 비교>
<파생결합증권(ETN, ELW, ELS) 비교 (자료:한국거래소) / 자료: 한국거래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