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 산업단지에 15조6000억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라인을 신설한다. 기흥, 화성에 이은 삼성의 새 첨단 반도체 라인이다. 다른 계열사 동반 입주도 검토한다. 반도체 라인 이상의 첨단 기술 집적단지 조성도 기대됐다.
반가운 일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보다 해외 생산라인 확충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나온 국내 신규 투자라서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에 이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사실상 베트남을 완제품 생산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는 뜻이다. 삼성은 또 중국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 생산기지로도 육성한다. 삼성이 국내 생산 터전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단일 반도체 시설투자로 최대인 평택 반도체 투자 결정은 이러한 우려와 비판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경제살리기에 나선 박근혜정부는 기업 투자를 독려한다. 기업 투자가 있어야 일자리도, 소비도 살아나고 경제 회복 기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기업은 그간 현금을 쌓아놓고도 불확실한 경기전망 속에 투자를 망설인다. 삼성 신규 투자, 그것도 제조업 투자라면 다른 대기업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 대기업 사장단 간담회에서 16개 대기업은 내년까지 총 28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삼성 반도체 투자를 포함한 수치다. 중앙 및 지방 정부는 다른 대기업들이 투자에 더욱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세제 혜택, 인프라 조성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삼성 평택 반도체 라인을 뭘 생산할지 미지수다. 메모리인지 시스템반도체인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은 모바일과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등 육성 품목의 시장 전망을 보고 판단할 방침이다.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삼성이 판단할 몫이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우리가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로 이어지길 산업계는 바란다. 삼성이 전문 팹리스업체들과 함께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끌어올리는 차원의 상생 투자라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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