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대만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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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화려한 성장을 일궈낸 국가는 대만이다.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정부 주도로 막대한 자본을 들여 세계 시스템 반도체 강국에 올랐다. 업체 간 협력과 적재적소에 맞는 국가 지원이 기반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책도 많은 면에서 대만을 닮았다.

대만 정부는 삼성전자·인텔 같은 몇몇 대형 종합반도체업체(IDM)보다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외주생산 업체(파운드리)-후공정 업체(패키징)의 수직분업 구조로 육성했다. 각 업계마다 미디어텍·TSMC·ASE 등의 강자가 존재하지만 정부 주도의 에코 시스템으로 중소 기업들과의 협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대만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 대대적인 지원으로 산학연을 연결하고 효율성을 확보했다. 국책연구소인 공업기술연구원(ITRI)은 오픈 랩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직접 분사(스핀오프)나 창업을 물심양면으로 장려한다. 규모가 작은 팹리스도 정부가 팹 비용(NRE)의 상당 부분을 지원해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고 설계 능력이 없는 회사들은 디자인하우스를 통해 주문형 반도체(ASIC)를 맡긴다.

업계 최대 경쟁력인 설계 인력도 정부 주도로 유치했다. 대만은 지난 20여 년간 실리콘밸리 출신의 자국 엔지니어를 대거 귀국하도록 유도, 업계는 물론 학계에 두루 분포하게끔 했다. 지난 1992년 국가 시스템반도체 설계·서비스 연구 센터인 CIC(Chip Implementation Center)를 설립하는 등 정부가 직접 업계와 학계를 잇는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칭화대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영 기업인 칭화대 산하 칭화유니그룹은 스프레드트럼·RDA를 인수했다. 칭화대는 중국과학원과 함께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의 미세 공정 공동 연구개발(R&D)에 나섰다. SMIC는 45㎚ 공정 설비를 세울 계획으로 지난해 국영기업 베이징산업개발투자(BIDMC)·중관춘개발그룹(ZDG)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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