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출구 `창업경제`로 풀자...기업가 도전정신이 `창조경제` 핵심

우리 경제가 최근 지속적인 잠재성장률 저하와 저성장 고착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창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창업경제’의 요체다.

스타트업과 기술벤처 창업으로 새로운 시장·서비스를 창출하는 창업가의 도전이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창조경제’ 핵심 추진체로 창업을 꼽고 젊은 기업가의 도전을 적극 지원하는 등 창업경제를 위한 분위기도 좋다.

도전적 기업가 정신에 기반을 둔 창업경제는 수년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 갇혀 있는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릴 해법으로 꼽힌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이제 대기업이 가진 효율에만 우리 경제가 의지하는 것은 한계에 달했다”며 “창조경제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구현하기 위한 답안은 혁신을 촉진하는 창업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에서 창업가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하고 실패 후에도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와 벤처 1세대 멘토링센터, 드림엔터 등을 설립하고 창업 활성화에 앞장섰다. 국내 창업가,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하고 벤처 1세대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해 창업 실패율을 낮추는 것이다.

내년 예산안에도 ‘창업생태계 조성 및 벤처·중소기업 지원’ 부문에 1조7483억원을 투입하기로 편성했다. 아울러 내년까지 17개 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완료해 지방 창업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중소기업청 역시 창업 관련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선도벤처연계기술창업, 창업맞춤형사업,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사업공간 지원부터 수천만원의 사업자금까지 지원한다.

창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중기청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기존 기업의 폐업 등으로 연평균 94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46만개의 기업이 창업해 연평균 130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특히 벤처기업의 연평균 고용증가율은 8.1%로 중소기업(3.7%), 대기업(1.2%)을 월등히 앞섰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는 “최근 조성된 창업 붐을 타고 최근 수년간 150만, 160만개 수준이던 창업기업 수가 올해 200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창업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젊은이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한국 경제의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 자금지원 확대 이외에 창업 기업을 잘 성장시킬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우선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창업 기업이 벤처를 넘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업-투자-성장-회수’로 이어지는 생태계도 잘 갖춰야 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기술금융’도 획기적으로 늘려 기업가의 도전을 뒷받침할 필요도 있다.

이 이사장은 “기술기업 중심의 코스닥 기능을 복원하고 창업자 연대보증제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클라우드 펀딩 활성화, 청년 기업가 정신교육 확대 등도 최근 일고 있는 창업 붐을 확산시킬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은 “도전정신 ‘후츠파’로 무장한 750만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유럽 전체의 창업 숫자와 맞먹는 창업을 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의 창업경제를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 역시 창업을 통해 기존에 없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제외하곤 지속성장을 위한 대안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젊은이들이 창업정신을 배양할 토양이 부족하고 생태계 구축도 안 돼 있다”며 “정부가 그런 걸림돌 제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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