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와 산업계, 기관 등에서 대한민국 공학발전에 공을 세운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의 상당수는 현재를 위기상황으로 보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산업 역사에 위기가 아닌 적은 없다. 하지만 최근의 산업, 경제, 무역 환경을 감안하면 분명 과거와는 달리 반드시 긴장해야할 만한 위험요소가 넘쳐난다. 일본 산업에 가격경쟁력을 불어넣고 있는 엔저 환경이 그렇고, 우리 첨단 산업을 바로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의 기술력 향상이 그렇다.
전자신문이 공학한림원 석학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년 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라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5%에 달한다. 여기에 나머지 36%가량도 현재 대비 5% 미만으로 답했으니 열의 여덟은 5년 후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본 셈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현 구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놓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석학이 제시한 해결책은 이공계 인력양성, 규제 개혁, 창업 및 연구개발(R&D) 지원, 융합형 산업발굴, 중소기업 육성 등이다. 오래전부터 나온 말이다. 새로운 것이 전혀 없다. 해결책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이뤄내지 못한 것은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마련하고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에 추진해 오던 것을 모조리 버리고 새로운 시도해야만 성이 차는 구(舊)정권 단절지향적 정책도 문제다. 인력을 양성하고, 산업계의 체질을 개선하고, 국가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수십년이 걸리는 일이다. 백년대계 또는 계획하고 수십년을 추진해야 이뤄낼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다. 정권 5년간 새로운 것을 시작해 마무리하겠다는 조바심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 긴 호흡의 실행의지와 실천능력이 중요하다.
우리민족은 세계 최강의 저력을 가졌다. 오늘날 우리 주변을 둘러싼 위기상황도 가뿐히 극복해 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있다면 당장 걷어내자. 끈기를 가지고 인재를 양성하고, 히든챔피언을 키우자. 그리하면 머지않아 세계 최강의 저력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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