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업인 ‘달 탐사 프로젝트’가 내년 예산 편성에서 빠지면서 딩초 계획한 사업 첫 해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정부 예산안은 오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반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결과는 이번 주 말에나 나오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가될 가능성은 있지만, 자칫하면 내년 1단계 사업 시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달 탐사 프로젝트 1단계 사업 예타 최종 결과가 이번 주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타 최종 결과는 아직 통보하지 않았고, 마무리단계인 만큼 이번 주 후반 (미래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타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정부 예산안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되고, 23일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달 탐사 사업 예산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는 것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현재로선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달 탐사 사업 예산을 추가하는 것이 해법이다. 그러나 3년간 약 2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을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 탐사 사업에 대한 여야의 온도차도 있다.
미래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공동으로 국회 대응팀을 꾸려 국회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달 탐사 1단계 사업은 2017년까지 시험용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심우주 통신용 지상국 구축 등이 목표다. 1단계 사업의 예산규모는 약 2600억원에 달한다. 당초 1단계와 2단계 사업을 합쳐 2025년에 최종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중간에 5년을 당기면서 일정이 빠듯해졌다. 때문에 내년부터 본 사업에 착수해도 일정에 여유가 없다. 1단계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2020년까지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해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자력 발사하는 프로젝트 전체 그림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속도를 내고 있는 달 탐사 기술 선행 연구에도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항우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천문연구원 등 15개 출연연은 지난해 ‘달 탐사 출연연 협의회’를 구성하고 올해 77억5000만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달 탐사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 중이다.
미래부도 올해 하반기 우주핵심기술 개발 사업 신규 공모 과제 3개 중 2개를 달 탐사 관련 기술로 지정했다.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프로젝트 일정에 문제가 생기면 이들 연구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예타 결과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국회에 가서도 어느 정도 할 말이 생긴다”며 “국가적인 사업인 만큼 국회에서 검증받고, 확실한 여야 합의를 토대로 추진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권건호·송준영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