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감독 "영화 순천으로 마음의 상처 치유하세요"

“꾸미지 않아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자연은 어머니의 모습이고, 윤우숙 할머니의 삶 그대로입니다.”

영화 ‘순천’의 주인공은 70대의 어부 할머니다. 자식을 위해 바다에 나가 숭어며 망둥어 등 제철 물고기를 잡아 시장 좌판에서 파는 노인이다. 나이든 남편 차일선씨는 몸이 성치 않아 뱃일 나간 부인을 기다리는 게 그의 일과다. 그래서 혼자 생업을 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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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기 감독은 15일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의 주인공으로 윤 할머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삶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가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소설가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과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라는 현대사의 순천을 택하기보다 어머니 같은 자연 순천을 택한 것이다.

이 감독은 “순천(順天)이란 지명이 하늘의 순리를 따라 사는 곳이란 뜻이듯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윤 할머니의 삶을 조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 순천은 다양한 물고기와 새가 산다.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 새와 물고기는 우리 삶과 다르지 않은 생을 이야기한다.

최근 잇따라 열린 국내외 영화제에서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프랑스 포큐스꼬레영화제에서 그랑프리 수상, 몬트리올국제영화 초청 등을 통해 해외 관객의 관심도 전했다. 이 감독은 “지극히 한국적인 주제에 누가 관심을 갖겠냐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영화를 접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며 “어머니라는 주제는 세계 만국 공통어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순천은 프랑스 배급사를 통해 영화가 세계 각국에 배포되고 NHK를 통해서 방송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지난 5일 순천 지역에 먼저 개봉한 데 이어 25일 전국 개봉이다

이 감독은 순천이 세월호로 생긴 상처를 보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순천은 삶과 죽음이 존재하는 자연과 인간을 담은 영상”이라며 “영화를 보면서 바다로 인해 생긴 상처를 조금이나마 아물게 하는 치유의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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