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이 낮거나 영어 실력이 달려도 소프트웨어만 잘 만들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LG전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학교와 전공, 영어, 인턴 경력 등 소위 스펙을 따지지 않고 인재를 뽑는다고 2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 소프트웨어 직군 신입사원 채용에 도입한다.
LG전자가 주최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경연대회 ‘LG 코드챌린저’에서 실력을 검증한 인재를 별도 서류 전형 없이 채용할 방침이다. LG전자의 공채와 수시채용을 통틀어 서류전형이 완전히 배제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LG 코드챌린저는 3학년 2학기 이상 대학생이라면 휴학생, 석·박사 대학원생 상관없이 지원 가능하다. 올해는 지난 1일까지 사전 신청을 받은 응시자를 대상으로 2일부터 4일까지 온라인 경연을 거쳐, 27일 서초 R&D캠퍼스에서 오프라인 경연대회를 진행한다. 올해 대회에는 약 600명이 지원했다. 응시자 평가는 사내에서 선발한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맡는다.
LG전자가 파격 채용을 도입한 배경은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LG는 올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열린 채용 도입 방침을 알렸고 소프트웨어 분야를 첫 번째 변화의 진원지로 삼았다.
LG전자 인사담당자는 “소프트웨어 분야는 개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프로그래밍 실력이 중요한 데 서류나 면접 전형에서는 이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소프트웨어 실력이 탁월하면 목표인원과 상관없이 많은 인원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스펙 초월 채용 방식의 다른 분야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칠우 전남대 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대기업과 함께 산학협력 활동을 하다보면 뛰어난 인재인데도 단순히 토익 성적표가 없거나 스펙 때문에 서류 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며 “한우물만 판 전문 인재를 높이 평가하고, 기업이 필요한 분야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기업과 대학 모두 윈윈하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