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칩스, 스마트TV OTT용 AP로 일본 시장 잰걸음

국내 대표 팹리스가 일본 스마트TV 셋톱박스와 OTT(Over The Top)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 진출했다. 침체된 팹리스 업계의 활로를 선도적으로 보여줄지 주목된다.

텔레칩스(대표 이장규)는 일본 셋톱박스 업체 EFLOW의 스마트TV용 동글형 OTT(Over The Top) 기기 ‘동글이(donglee)’에 자사 암(ARM) Cortex-A9 듀얼코어 AP ‘TCC8935’를 탑재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신사업으로 스마트TV용 칩 시장에 나선 뒤 지난해 NTT도코모의 OTT 동글에 납품을 성공한 바 있다.

동글이는 스마트TV 기능을 지원하는 동시에 스마트그리드와 연동, 가정 내 전력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긴급 재난 알림 방송 기능으로 재난 발생 시 사용자들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집중된 동글형 OTT 제품과 달리 이번에는 공공성이 크게 강화된 스마트 스틱인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초고화질(UHD) TV 시대를 대비해 국책 과제로 개발 중인 스마트TV용 헥사코어 AP도 다음 달 개발 완료된다. UHD 콘텐츠를 구동하기 위해선 비디오 코덱과 TV 인터페이스가 모두 개선돼야 한다. 개발중인 칩은 UHD 영상을 구현하는 비디오 코덱 HEVC가 적용됐다. 인터페이스까지 업그레이드한 칩은 내년 7월 나올 예정이다.

이 회사는 국내 팹리스 중 AP를 주력으로 하는 대표적 업체다. MP3용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에서 시작해 차량용 멀티미디어 AP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8나노(㎚) 공정에서 칩을 만드는 등 팹리스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칩스는 국내 팹리스 중에서도 첨단 공정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업체”라며 “텔레칩스의 호실적이 업계에 일종의 동기 부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업계는 2000년대 초 MP3용 DSP 등으로 각광받았으나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고 대기업들이 칩을 내재화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보안카메라(CCTV) 등으로 눈을 돌렸으나 전방 시장 악화와 중국 업체의 등장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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