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샤오미를 의미하는 ‘탭스(TABX)’가 중국 시장을 평정하고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도 중국 내 ‘싱크탱크’ 역할을 할 연구소를 적극 설립하고, 중국의 한국기업 투자유치로 해외 시장 동반 진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원장 김준기)과 SSK 스마트사회연구센터(센터장 김동욱), 정보통신행정연구소(소장 박상인)가 공동 주최한 ‘중국 ICT 기업의 동향과 한국의 과제’ 토론회를 18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개최했다.
중국 ICT 기업은 지난 10년간 거대 시장, 적극적 투자, 정부의 보호정책 등으로 내수 시장을 평정하고 최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립된 지 불과 4년 만에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인터넷 기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털, 검색, 상거래, 금융결제 부문에서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잇따라 외국 기업도 인수했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샤오미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서 ‘탭스’로 작명하고, 이들의 해외 진출 전략을 분석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한중 협력 전략은 ‘호랑이 등 올라타기’다. 김 교수는 “내수 시장 성장기를 지나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한중 협력 전략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먼저 중국시장, 기업, 정책을 신속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중국ICT연구소’를 베이징에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중국 탭스 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인터넷과 모바일 부문을 겨냥해 해외 진출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이 축적된 기술과 경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중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 플랫폼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규복 전자부품연구원 센터장은 국내 업체의 강점인 하드웨어 부문이 기술보편화가 이뤄지면서 중국 업체의 경쟁력이 급부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핵심 부품의 수출 전략 강화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기술과 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현재의 완제품 수출 전략과 함께 부품 수출 확대 전략도 추진해야 한다”며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등 사물인터넷 시대의 융합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차세대 이동통신(5G)의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등 기술 선도적 투자를 통한 시장 선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봉규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도 “텐센트는 전자상거래나 유통업체와 전략적 협약을 넘어 지분 인수로 새로운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세계 주요 유통·판매 사업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정부 역시 인터넷 기반 결제 같은 국내 법·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