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RFID) 도입이 공공기관과 전기·가스기업 중심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산업 전체적으로는 활용이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과 유지보수 비용 부담과 불안정한 태그 인식, 정부의 정책 지원 미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RFID 도입 활성화를 위해 칩 가격 인하와 인식률 제고가 시급하다.
13일 한국사물인터넷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3년도 RFID, M2M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FID 도입기업이 13.1%로 전년 대비 5%포인트(P) 늘어났다. 도입 예정기업 5.3%를 포함해 RFID 도입을 추진한 기업이 전체 18.4%에 불과하다.
◇전기·가스 도입 높고 제조업 낮아
산업별로는 전기·가스·수도업이 61%로 가장 높다. 이어 공공기관 48.5%,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40.6%, 운수업 38.3%로 뒤를 잇는다. 반면에 제조업 8.4%, 도소매업 4.4%, 건설업 1.2%로 매우 낮다. 단 의약품제조업과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도입예정 비율이 31.4%와 23.2%로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기업 내 RFID 활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도입한 기업 대부분인 95.4%는 부분적 도입에 그쳤다. 현장 검증용이 1.4%고 전사적 도입은 3.4%에 불과하다. 산업별로는 가전기기제조업, 선박건조업, 전기·가스·수도업 등이 전사 도입이 높았다.
RFID를 적용한 분야는 상당수가 물류·창고(33.5%)에 적용했다. 이어 판매(30.5%), 생산(17.7%), 조달(8.3%), 유통(6.9%) 등이 해당된다. 기능적으로는 교통이 29.3%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자동화·안전 22.2%, 행정·조달 16.4%, 보건·의료 8.9% 순이다.
도입기업의 목적은 업무효율성 제고가 16.9%로 가장 높고 이어 고객서비스 개선, 투명한 유통관리, 효율적 재고관리 등의 순이다. 기업들이 RFID 도입 시 고려사항으로는 시스템 안정성·편의성이 48.2%로 가장 높고 자금조달 능력이 19.5%, 제도·정책적 요구 15.1%, 최고경영자의 의지 6.1% 등이 뒤를 잇는다.
◇RFID 도입, 매출 증대 등 효과 적어
RFID 도입이 여전히 저조한 것은 제품 판매나 매출 증대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도입한 기업 중 12.7% 만이 제품 판매량이나 매출이 증대했다고 답했다. 이 중 10.9%는 다소 증가라고 답해 증가 폭도 낮다. 그 외 87.1%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RFID 칩 가격은 비싼 반면에 실질적 매출 증대 효과는 적어 전사 도입으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입기업에 정부 정책 지원이 매우 낮은 것도 RFID 도입의 걸림돌이다. 도입기업 중 전체 27.9% 만이 정책 지원을 받고 있다. 정책 지원을 받지 않는 비율은 69.1%로 매우 높다. 무응답이 3.0%이다. 비용절감 효과를 경험한 기업은 도입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도입기업의 46.4% 만이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고 조사됐다.
향후 RFID 추가 도입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은 4.6%에 불과했다. 56.5%가 도입가능성이 없다고 답했고 잘 모르겠다가 38.9%다. 한 제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는 “RFID 도입과 유지보수 비용이 부담되는 상황에서 태그 인식률도 낮아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산업별 RFID 도입 현황 / 자료:사물인터넷협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