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신시장이 열린다]<3>태양광 대여사업

주택 태양광 시장이 대여사업을 계기로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5개 태양광 대여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주택용 태양광 보급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Photo Image
LG전자가 태양광 대여사업을 통해 김병호씨 댁 뒤뜰에 설치한 태양광 설비

태양광 대여사업 성장 가능성은 고객 사례를 통해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협약 다음날인 30일 찾아간 LG전자 1호 고객 김병호씨 댁은 대여사업 모델이 미래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전에 공사가 끝난 3㎾ 규모의 태양광 설비 이외에도 이미 난방을 위한 태양열 설비도 갖추었다. 멀리서 봐도 집 주인의 에너지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주택의 모습이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해 많은 이들이 경관 문제를 우려하지만, 김씨의 경우 오히려 태양광 설비를 야외 부부식탁 그늘막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대여사업을 알고 설치를 신청했던 것은 아니다. 평소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아 나섰고, 에너지관리공단과 LG전자의 신뢰성을 믿고 설치를 결심했다. 덕분에 LG전자 태양광 대여사업 1호 고객이 된 김씨는 이날 LG전자로부터 인버터 제습기를 선물받았다.

사용 3일차지만 태양광 설치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했다. TV 2대, 냉장고 3대 등 일반 가정보다 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지만 전기요금 ‘제로(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량계 옆에는 메모지를 붙여 매일 전력사용량을 적고 있다. 29일에는 전력사용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김씨는 “8월 무더위가 변수지만 에어컨 사용만 잘 조절하면 전기요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여사업 모델 칭찬도 끊이지 않았다. 이웃 사례를 들며 태양광 설치를 망설였던 이유로 사후 서비스(A/S)를 꼽았다. 그동안 시공사가 태양광을 설치만 해놓고 연락이 두절되는 사례를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여사업은 달랐다. 설비를 설치한 시공사 역시 공사 마감은 물론 뒷정리까지 빈틈없이 해 만족감을 높였다. 그는 태양광 대여사업은 설치비 부담도 적고 A/S 중단 걱정도 없는 만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씨 사례를 보면서 태양광 대여사업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김씨 역시 “나처럼 은퇴 이후에 지방에서 한적한 게 살고자 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많다”며 “뒤뜰에 태양광설비 하나 정도는 설치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씨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국민적 차원에서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정부는 정전을 걱정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송전탑 가지고 싸우고 있다”며 “국가가 에너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국민 입장에서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키우던 태양광, 소비자가 직접 찾는다

태양광 대여사업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으로 움직이던 주택용 태양광 시장을 자발적인 소비자 선택을 통한 자생력을 갖춘 시장으로 전환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보조금 사업은 보조금에 따라 시장규모가 매년 변동하는 문제가 있었고, 이는 시장 자생력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기술력이 부족한 일반 가정 입장에서는 태양광 설치비와 유지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여사업은 초기 설치비와 유지관리의 두 가지 부담을 모두 해결한 방법이다. 월 350㎾h 이상 전력을 사용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소비자는 초기 설치비 없이 대여료만으로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업자는 가정이 납부하는 대여료와 해당 설비에서 생산하는 전력으로 신재생생산인증서를 받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솔라E&S, SEIB, LG전자, 한빛EDS, 한화큐셀코리아 5개 기업이며, 이들 모두 에너지관리공단 심사를 통과해 신뢰성을 갖춘 곳이어서 믿고 설치를 의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월 450㎾ 전력을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처음 7년간은 월 평균 2만1000원을, 8년 후에는 월 평균 5만6000원가량의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태양광 대여사업을 계기로 주택 태양광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남기웅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은 “사업자가 고객을 모집한지 한 달 정도 지났지만 벌써 300여 가구가 계약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올해 2000가구를 목표로 태양광 보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