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미세조류)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인 숙신산을 생산하는 박테리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석유화학기반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고 플라스틱 소재뿐만 아니라 코팅소재나 우레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우한민 박사팀은 유전자 재조합 박테리아를 이용해 미세조류에서 플라스틱 원료물질인 ‘숙신산’을 직접 생산하는 통합바이오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숙신산(호박산)은 추가 화학반응을 거쳐 플라스틱, 코팅소재, 우레탄, 솔벤트 등의 제조에 쓸 수 있다. 지금까지 숙신산 같은 바이오 화학물질 생산하기 위해서는 폐목재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복잡한 화학구조로 인해 전처리 및 당화 과정이 어렵고 해외 독점제품인 당화효소를 사용해야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미세조류 내 전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효소를 직접 생산하는 박테리아를 개발했다. 이 박테리아는 추가적인 당화효소 없이 고효율의 숙신산을 생산할 수 있다.
미세조류는 빛과 이산화탄소만을 이용해 대량 배양이 가능해 경제적이다. 또 추가로 효소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에 사용한 박테리아는 바이오화학, 식품 등의 산업에서 활용하는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균주’를 개량한 것으로 기존 사업에 쉽게 적용해 사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한민 박사는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차세대 바이오매스인 미세조류 활용 기술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며 “바이오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코팅소재, 합성가소제, 우레탄, 솔벤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 이산화탄소포집 및 처리(Korea CCS) 2020사업’ 지원으로 진행됐고,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 2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