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애플 소송과 같은 전면전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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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와 MS의 소송이 기존 ‘삼성-애플’ 소송과 같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삼성-애플 소송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패권다툼의 성격이 짙었다면 ‘삼성-MS’ 소송은 지금까지 지속돼온 협력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견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HCPA(H.C.Park&Associates) 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이민재 한국본부장은 “이 같은 상황은 MS가 노키아를 인수할 때 이미 예상된 수순”이라며 “노키아가 보유한 막대한 특허풀로 인해 천문학적으로 발생하는 로열티 지급 금액이 삼성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상상외로 큰 로열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선 버티기를 하며 가격협상에 들어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점 커지는 노키아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삼성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으로선 사실상 자사와 애플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 노키아까지 주요 시장 주체로 등장하는 더 골치아픈 상황을 막고자 한다는 것이다.

삼성과 MS가 2011년에 맺은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이 단순히 특허 사용권만을 염두에 둔 계약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은정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원(KEA) 특허지원센터 IP분쟁대응 그룹장은 “과거 중국 정부가 MS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MS는 삼성의 스마트폰 제조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핵심특허는 몇 건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비싼 로열티 지급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윈도폰 개발 우선권 등 여러가지 사업 관계가 배경에 자리한 것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황 그룹장은 “삼성이 주장한 MS와의 ‘계약 무효’가 소송의 관건이지만 미국에서 계약 무효 판결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삼성이 로열티를 지급하고 가격협상을 하는 정도로 소송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허분야 전문가들은 삼성과 MS의 싸움이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끈질기고 지루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이 기술적으로 엄청난 혁신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상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로열티 부담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업적 관계가 얽혀있는 상황 속에서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지리한 소송전은 한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