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사업이 올 2분기 전 세계 주요 전자·IT 기업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거나, 모바일 광고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활짝 웃었다. 반면에 삼성전자처럼 모바일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기업은 전사적인 위기경영에 돌입했다.
◇모바일 사업에 웃고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사업 호조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애플은 매출 374억3000만달러, 순이익 77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신제품이 없었음에도 집중 공략한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를 늘리며 선전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대비 무려 48% 늘었다. 중국과 더불어 주요 신흥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의 전체 아이폰 판매량은 55% 급증했다.
구글 역시 모바일 광고 성장에 힘입어 매출 159억6500만달러, 순이익 34억2000만달러로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올렸다. 구글의 유료광고 클릭 수는 브라질 월드컵 등 특수와 맞물려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 모바일 광고 열풍 덕분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광고 강화 캠페인과 실제 구매까지 연결되는 새 광고 배열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LG전자도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가 1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MC 사업부는 2분기 동안 14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8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최신 플래그십 제품 G3를 포함한 LTE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23% 급증했다.
◇모바일 사업에 울고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기업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 때문에 찌푸린 얼굴을 한 대표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익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6% 감소하며 전체 영업이익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회사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6% 줄어든 7조1900억원이다. IM 사업부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 4조원대로 떨어진 4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전망도 밝지만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하락이 지속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5300억원에서 7조300억원으로 낮췄다.
일본 전자업계 대표기업 소니는 일본 회계연도 1분기(4~6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에서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7%나 늘어난 698억엔을 기록했지만 모바일 사업은 27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만대 줄어든 940만대였다. 스마트폰 내수 시장에서 애플에 밀리는 등 경쟁에서 밀린 탓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노키아 휴대폰 부문 인수 여파로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PC 판매가 살아나고 클라우드용 오피스 등의 호조에 전체 매출이 크게 늘었다. MS는 전년동기 대비 17.5% 늘어난 233억8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순이익은 7% 줄어든 49억7000만달러였다. 지난 4월 25일 MS에 통합된 노키아 휴대폰 부문은 영업손실 6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실적 개선을 위해 노키아 근로자의 절반인 1만2500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