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 = 김태우 기자] 강서구에 사는 60대 양씨는 여름휴가를 맞이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비행 시간을 제외한 해외 체류 기간은 10일. 양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을 하고 싶어 SK텔레콤 무제한 데이터 T로밍 요금제에 가입했다. 최근 SK텔레콤이 김연아와 윤여정을 내세워 TV에 광고하는 그 요금제다. 양씨의 다음 달 청구서에 얼마의 로밍 요금이 청구될까?
윤여정 : 연아야, 너 외국 가서 데이터 막 쓰면 요금 걱정 안 되니?
김연아 : 9,000원에 무제한이에요! 선생님은 5,000원만 내시면 돼요!
TV 광고가 홍보하는 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 T로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만 65세 이상 실버 고객과 만 18세 이하 청소년 고객을 위한 ‘T로밍 실버 무한톡’, ‘T로밍 팅 무한톡’을 각각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기본 요금은 TV 광고에서 밝혔듯이 9000원이며, 실버 고객과 청소년 고객은 5000원이다.
문제는 TV 광고만 보면 9000원, 5000원이 월 요금으로 비친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해당 TV 광고를 보고 월 요금으로 착각했다는 사람이 여럿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하루 사용 요금이다. 그러므로 강서구 양씨는 부가세를 포함해 5만 5000원의 로밍 요금이 청구되게 된다.
SK텔레콤은 광고 중간에 이런 내용을 공지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광고 중간에 보면 일 요금제라는 설명이 나오긴 한다. 하지만 하단에 잘 보이지도 않은 흰색 글자로 작게 표기하고 있다. 대신 김연아는 “9000원 무제한이에요! 선생님은 5000원만 내시면 돼요”라는 말을 하기에 광고를 보는 소비자는 으례 월 요금으로 착각할 소지가 다분하다. 멋모르고 해외에 10일 이상 체류하는 동안 무제한 데이터 T로밍을 사용했다면, 9만 원이 넘는 요금이 청구될 수 있는 것.
이 부분은 사실 광고 대사만 살짝 고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하루에 9000원 무제한이에요! 선생님은 5000원만 내시면 돼요!” 이렇게만 되어도 요금이 명확해질 수 있을 텐데, 그야말로 SK텔레콤의 빛나는 광고 꼼수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