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2년 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얻은 카카오게임. 롱런을 위해선 개발사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수수료 외에 개발사가 느끼는 문제는 무엇일까. 한 단어로 요약하면 ‘노출’이다.
다수 개발사가 너무 많은 게임이 카카오게임에 입점하면서 생기는 ‘게임의 난립’ 상황을 꼽았다. 사전 심사를 통해 게임을 선발하지만 출시 게임 대다수가 무리 없이 플랫폼에 입점한다. 일부 개발사는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저 품질 콘텐츠가 플랫폼에 들어와 전체 게임 이미지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고 우려했다. 게임 난립으로 인한 더 큰 문제는 카카오게임에 입점해도 충분한 노출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점이다. ‘포카카오(for kakao)’ 타이틀을 달기만 해도 충분한 노출이 보장되던 초기와 달리 현재는 카카오게임 안에서 경쟁이 심해졌다. 카카오게임 안에서 주목받기 위해 별도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 개발사의 마케팅 역량에 따른 노출 편차가 생긴다. 너무 많은 게임이 카카오게임을 통해 지인에게 게임 초대 메시지를 보내면서 사용자가 느끼는 피로도도 커졌다.
한 개발사 대표는 “갈수록 입점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며 “점점 낮아지는 노출 효과를 상쇄할 다른 장치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개발사 대표는 “대기업의 성공한 게임 위주로 마케팅이 발생해 일부 개발사 신규 게임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기회가 적어진다”고 토로했다. 일부 개발사 대표는 게임 장르별 카테고리 세분화를 해결책으로 꼽았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 개발사 게임이 같은 카테고리에 섞여 있는 것이 문제”라며 “카테고리 세분화를 통해 사용자 성향에 맞춘 게임을 노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이 목표인 만큼 카카오게임의 해외 경쟁력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도 다수 있었다. 카카오게임이 국내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개발사 대표는 “카카오게임 입점이 1차 목표인 상황에서 글로벌을 염두한 게임 개발 여유가 없다”며 “이런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내 개발자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개발사 대표는 “사용자가 국내로 제한된 반면 너무 많은 게임이 몰려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페이스북과 라인처럼 해외 사용자를 더 확보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