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태양광·풍력발전과 연계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에어컨·청소기·캠핑 전용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나 전력변환장치(PCS) 등의 중공업 업체뿐 아니라 가전부터 SI업체까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부도 가정·빌딩 등을 대상으로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력도 다음 달 초대형 규모의 전력 주파수조정용(FR) ESS사업자 4개 컨소시엄을 선정한다. 올해 600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이들 공공사업이 전부다. 해외 도전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은 커지고 있는데 안방에만 머물고 있다. LG화학·삼성SDI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해외 진출한 사례는 드물다. 완제품 해외 진출 사례는 더욱 전무하다.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한다는 의도지만 더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선 전기차 충전기·태양광·ESS 융합시장부터 가정용 발전기 대체용 소형 ESS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리고 있다. 전기차 기반의 V2G(Vehicle to Grid)나 H2G(Home to Grid)용 ESS는 TV광고에 나오며 일반인 상대로 판매 중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북미에서만 44개 대형 ESS 사업이 진행 중이며 발주 물량만 1443㎿h에 달한다.
해외시장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배터리나 제품규격에 국한하지 않고 경쟁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강점을 살려 틈새를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시장이다. ESS는 단품 산업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를 포함해 가전·유비쿼터스로 확대되는 융합시장이다. ICT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나 전력수요관리(DR)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당당하게 도전하는 기업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대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