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분야에서 제도적 성차별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여성 사업가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를 애로점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여성 지식·기술 창업활동 실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창업 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남성 창업자보다 사업 여건이 불리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6월 현재 여성벤처기업협회 등 여성 기업단체에 속한 3212개사 중 인터뷰에 응한 기업 400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 업체 중 남성 창업보다 여성 창업이 불리하다는 답변은 45.7%에 달했다. 비슷하다는 답변은 42.0%, 여성 창업이 유리하다는 응답은 12.3%에 그쳤다.
여성 창업이 불리하다는 기업은 ‘남성 중심의 기업활동과 접대 문화’(42.9%)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어 ‘여성 창업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31.3%)과 ‘기업활동 네트워크 부족’(17.0%), ‘육아·가사 부담’(8.8%) 등의 답변이 나왔다.
여성 창업자도 사업상의 최대 난점으로 자금조달(44.8%)을 들었다. 우수인력 확보(19.5%)나 마케팅·영업(17.9%) 등을 어려운 점으로 고른 창업자도 있었다. 최근 창업한 여성일수록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조사 대상 여성 사업가의 창업 당시 연령은 평균 40.6세였다. 이 중 비교적 최근인 2010년 이후에 회사를 차린 여성의 창업 당시 연령은 41.5세로 평균보다 높다. 반면에 2006년 이전에 회사를 연 여성의 창업 연령은 38.9세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사 대상 업체의 매출액은 창업 1년 후에 평균 7억7820만원, 5년 후에는 16억7410만원으로 증가했고, 고용 창출 성과는 창업 1년 후 평균 6.7명이었다가 5년 후에는 10.6명으로 늘었다. 평균 매출 증가율은 21.1%, 고용 증가율은 12.1%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