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비주의 전략이 무너지는 이유

신제품 개발 여부조차 비밀에 부치며 강력한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던 애플이 최근 계속되는 정보 유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제품 정보 보안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원인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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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애플 블로그 맥시티넷에 공개된 아이팟 터치(왼쪽)와 차기 아이폰6로 추정되는 기기 비교 사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오는 9월 열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6 제품 발표회에서 과거와 같은 청중의 놀라운 반응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아이폰6 관련 부품 정보가 대거 유출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과거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청바지 주머니에서 얇고 가벼운 아이팟 나노를 꺼내 들거나 서류봉투에 들어있는 아이패드를 연설 도중 깜짝 공개하며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최근에는 가장 많은 신제품 정보가 유출되는 회사 중 하나가 됐다.

애플 차기 스마트폰 아이폰6는 이미 전반적인 사양이 공개된 상태다. 크기가 커진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도면부터 케이스 금형 등이 줄줄이 공개됐다. 4.7인치와 5.5인치 두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세부 생산일정 등도 거론됐다. 최근에는 주요 개선 부품인 사파이어 유리를 사용한 커버 글라스의 강도를 실험하는 영상도 공개된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의 가장 큰 정보 유출 원인을 200여개에 달하는 광범위한 부품 공급망 때문으로 봤다. 특히 아시아에 있는 공급업체들을 지목했다. 업체 직원들은 애플의 기밀 정보를 지킬 만큼 충성도가 높지 않고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로 인해 정보 발설이 쉬운 환경이란 것이다.

애플을 주제로 한 책 ‘사로잡힌 제국(Haunted Empire)’을 쓴 유카리 케인은 “(아시아) 공급업체 직원들은 친구들과 관계를 쌓기 위해 그들이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은 애플에 집중적으로 쏠리고 있는 대중과 투자자의 관심도 정보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루머스, 애플인사이더 등 다수의 온라인 매체들이 애플의 소식만을 다룰 정도로 인기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월스트리트 투자 분석가들도 정보를 캐내기 위해 부품 공급업체가 있는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이 때문에 최근 보안요원을 동원한 신제품 정보 유출자 색출에도 나섰지만 기밀을 지키지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비즈니스 체계를 바꾸지 않는 한 각지에 퍼져있는 부품업체를 모두 관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케인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비밀을 지키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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