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상장 "위챗 돈으로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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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이 일본 증시에 상장한다. 중국 텐센트 위챗과 세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라인이 대규모 자금 조달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라인 모회사 네이버는 16일 한국거래소가 요청한 라인 해외증시 관련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라인의 일본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네이버는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명의로 제출한 답변서에서 “라인은 일본과 미국에서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도쿄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상장신청서 등 일정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종 상장 여부와 상장 거래소, 상장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일본 증시 상장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라인 상장주관사는 노무라홀딩스, 시기는 이르면 오는 11월이다. 시장이 전망하는 라인 자금 조달 규모는 1조엔(약 10조700억원) 수준이다. 라인은 노무라홀딩스, 모건스탠리와 함께 미국 증시 상장에도 나선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며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거나 혹은 1개월 이내에 진행상황을 다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인 기업공개는 시기의 문제였을 뿐 충분히 예견된 바다. 지난해 황인준 CFO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장으로 라인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두둑한 실탄을 마련한다. 텐센트 ‘위챗’과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과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라인으로선 마케팅 자금이 절실하다.

세계 4억7000만 가입자를 가진 라인이지만 특정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곳은 일본과 대만 정도다. 나머지 시장에선 위챗, 와츠앱과 치열하게 경쟁한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두고 직접 경쟁하는 위챗을 상대하기 위해선 충분한 자금이 절실하다. 특정 시장에서 압도적 1위가 될 때까지 수익을 낼 수 없는 ‘플랫폼형 메신저’의 특성상 시장 공략은 마케팅 역량에 달려있다. 현지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 붓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카카오가 해외 시장 공략에 애를 먹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금력이다. 다음과 합병한 이유도 우회상장을 통해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앞서 진출한 카카오톡이 고전하는 이유는 마케팅 자금력이 라인과 위챗 등에 밀리기 때문”이라며 “라인 역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위챗의 마케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는 라인의 시장가치는 20조~25조원 수준이다. 이 정도면 대규모 마케팅 자금을 집행해서 점유율 1위 국가를 늘릴 수 있다.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인수합병에도 상장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인수합병은 현금 외 주식 교환 방식이 일반적으로 이 경우 투명하게 정보가 공개된 상장 기업이 유리하다”며 “상장은 새로운 기업 인수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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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