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1억달러 해외 스타트업 펀드 조성

일본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이 해외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라쿠텐이 아시아 태평양, 이스라엘, 미국에 위치한 IT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1억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고 8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남아시아 스타트업만을 대상으로 1000만달러 펀드를 시작한 바 있다.

Photo Image
히로시 미키타니 라쿠텐 회장.

라쿠텐은 야후 재팬,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새로운 수익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메시지 및 통화 앱을 운영하는 바이버를 9억달러에 인수했다. 라쿠텐은 2011년 캐나다 전자책 회사 코보를 인수했고 2012년에는 온라인 스크랩북 사이트 핀터레스트의 지분도 확보했다.

라쿠텐은 앞으로 빅데이터 분석 기업에 투자를 확대해 소비자 맞춤형 쇼핑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라쿠텐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총괄하는 안세민 라쿠텐벤처스 매니징파트너는 “빅데이터 플랫폼에 엄청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자원이 크게 부족해지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안 매니징파트너는 “금융거래나 광고기술 등의 분야에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쿠텐은 최근 닛케이가 선정한 올 상반기 일본 전기전자부문 히트상품 1위에 올랐다. 라쿠텐이 선보인 ‘라쿠텐 전화’의 공에 힘입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통화와 메시징을 이용할 수 있는 이 앱은 일본 이동통신사 통화요금의 절반만 받고 고품질 통화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올해 4월 일본 1위 이통사 NTT도코모는 서비스 요금을 내리면서 라쿠텐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라쿠텐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야후재팬의 모회사 소프트뱅크도 벤처 투자를 늘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에 처음 투자한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인도네시아에 5000만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탈 펀드를 조성했으며 필리핀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와 라쿠텐은 점차 같은 시장에서 만나고 있다. 야후재팬은 지난 10월 온라인 쇼핑몰에서 매장 유지를 위한 수수료를 안받겠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조치가 라쿠텐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라쿠텐 매출 3분의 1은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여행 상품에서 나온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브랜드 뉴스룸